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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가 마이클 초이스를 '초이스'했다.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과연 끊을 수 있을까.
어찌됐든 결정의 시간이 찾아왔다. 더 늦기 전에 결론을 내려야 했고, 때마침 앤디 밴헤켄이 살아나면서 타자 교체로 가닥을 잡았다. 교체 과정에서도 여러 일들이 있었다. 고형욱 단장이 직접 미국에 건너가 선수들을 살펴봤지만, 현실적으로 영입할 수 있는 좋은 타자는 쉽게 만나기 힘들었다. 빅리그 로스터에 진입하지 않았다고 해도 시즌 도중 해외 리그 이적은 쉽지가 않다. 또 어느정도 보여준 것이 있는 선수들은 높은 몸값을 요구했다. 사실 KBO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느냐는 연봉이 판가름하지 않는다. 검증되지 않은 자원을 시즌 중간에 영입하면서 거액을 쓰기도 힘들었다.
이런 와중에 초이스는 넥센이 가장 높은 가능성을 두고 접촉해왔던 선수다. 계약이 마무리되기 전에 언론 보도가 나면서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자칫 잘못하면 계약이 완전히 틀어질 수도 있는 위기 상황이었다. 대체 타자 영입에 더이상 시간이 지체되면 안되기 때문에, 언론 보도가 나온 이후 계약 매듭을 지으려고 동분서주했다. 덕분에 '데드라인'을 넘기지 않았다.
초이스가 이 조건에 부합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실현해줄지는 미지수다. 특히 KBO리그는 더이상 외국인 선수들이 쉽게 정복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올 시즌에 대부분의 구단이 외국인 타자들의 타격 부진에 신음했던 것을 감안하면 더욱 쉽지 않다. 일단 포화 상태인 외야 상황을 고려하면 1루 수비도 해야하는데, 여기에 따른 적응 기간이 추가로 소요될 수도 있다.
결국 몸값이 비싸지 않고, 잠재력을 앞세운 성장형 외국인 선수가 최상의 시나리오다. 넥센은 그동안 외국인 타자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08년 클리프 브룸바부터 최근 비니 로티노, 브래드 스나이더와 대니 돈까지. 인상깊은 활약을 펼친 선수가 거의 없다. 그리고 또 한번 확률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초이스는 과연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교체 카드를 모두 소진한 넥센이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