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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루의 신' 한화 이글스 김태균의 연속경기 출루기록이 끝간데 없이 이어지고 있다. 어느덧 78경기로 늘어났다. 이제 메이저리그 기록이 손에 닿을 듯 가깝다. 하지만 김태균의 얼굴에선 웃음기가 가신 지 오래다. 한화는 속절없는 7연패 수렁에 빠져있다. 꼴찌 삼성 라이온즈와의 3연전 스윕패에 이어 선두 KIA 타이거즈와의 3연전 스윕패까지. 나락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김태균은 타율 3할9푼8리로 장외 타격왕이다. 조만간 규정타석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4월말부터 5월중순까지 허벅지 근육부상으로 빠졌지만 타격에서만은 최고의 꾸준함을 보여주고 있는 김태균이다. 하지만 개인기록은 어디까지나 팀승리 속에 있다. 3안타, 4안타를 때려내도 팀이 패하면 덕아웃에서 웃는 행위는 실없는 행동으로 취급받는다. 야구는 팀성적 안에 복잡하고 치밀한 개인성적이 담겨있는 독특한 구기종목이다. 팀이 지면 김태균의 기록행진 뒤에도 찜찜함이 남는다.
한화는 지난 23일 김성근 전 감독이 사임의사를 수용한 뒤 이상군 투수코치를 감독대행에 선임했다. 갑작스런 사령탑의 사퇴에 선수단은 동요하는 빛이 역력하다. 4연패와 삼성과의 주먹다짐-발길질 벤치 클리어링 직후여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극에 달했을 때였다.
야구의 온갖 상처는 승리로 치유된다. 지금 한화에 가장 절실한 것은 이기는 것이다. 리빌딩, 육성만을 논하기엔 98경기나 남은 올시즌은 장대하기만 하다. 팬들에게 또다시 내년 4월 1일을 기다려달라고 하는 것은 프로구단의 자세가 아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