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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대전구장은 용광로였다. 2015년 김성근 감독이 한화로 부임한 이후 삼성의 '밥'이었던 한화는 삼성 '천적'이 됐다. 이후부터 양팀은 만나면 혈투를 펼쳤다. 매경기가 늘어지고 접전이었다. 이날은 주먹다짐 벤치클리어링까지 나왔다. 한번이 아니고 두번이나 그라운드에 수십명의 선수들이 뒤엉켰다. 이를 말려야할 코치들까지 발길질에 가담했다.
하지만 양팀의 벤치클리어링 충격파는 컸다. 무려 4명이 퇴장당했다. 더욱이 이날 양팀의 선발투수였던 삼성 윤성환과 한화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까지 퇴장당했다. 양팀 선발투수 동시 퇴장은 KBO리그 최초사건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조만간 상벌위원회를 소집해 이번 사건을 다룬다. 주먹다짐과 발길질이 난무했기에 추가징계가 예상된다. KBO 관계자는 "상벌위원회를 열게 된다. 조만간 소집될 것이다. 선발투수들의 등판간격과 가담한 선수들의 폭력행위 정도 등을 면밀히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 양팀은 근래 보기드문 격한 벤치 클리어링을 했다. 3회초 2사 3루에서 한화 4번 김태균 타석에서 삼성 선발 윤성환이 던진 볼이 김태균에 몸을 살짝 스쳤다. 1루로 나가던 김태균이 윤성환을 쳐다보는 사이 윤성환이 김태균을 응시했고, 둘 사이에 몇마디가 오갔다. 1루로 향하던 김태균이 윤성환에게 다가서면서 양팀이 뒤엉켰다. 윤성환은 36세, 김태균은 35세. 1차 벤치클리어링은 2분간 이어졌다.
심판진은 결국 사구를 던진 윤성환과 심하게 몸싸움을 한 페트릭, 정현석과 비야누에바 등 4명의 선수를 무더기 퇴장시켰다. 이후 삼성 두번째 투수는 다음 이닝에서 한화 포수 차일목을 맞혀 곧바로 퇴장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당분간 양팀이 만나면 시끄러울 전망이다. 앙금이 금방 가시기는 힘들다. 단순 몸싸움이 아닌 손과 발이 동원된 폭력다툼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양팀이 만나면 이상하게 경기양상은 치열했다. 매끄러운 투수전은 보기 힘들었다. 매경기 난타전으로 경기막판까지 예측불허의 흐름이었다. 양팀은 이제 대구와 대전을 오가며 두 차례 3연전을 치렀다. 아직 10번이나 더 만나야 한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