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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 경기 흐름 바꾼 박진형 판정, 보크인가 아닌가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05-21 17:09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2017 KBO 리그 주말 3연전 마지막날 경기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6회말 2사 1,3루 LG 양석환 타석때 롯데 박진형이 보크판정을 받아 1대1 동점을 허용하자 롯데 조원우 감독과 포수 강민호가 윤상원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05.21/

롯데 자이언츠 박진형의 승리 요건을 날린 보크. 과연 보크일까 아닐까.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린 21일 잠실구장. 이날 경기는 양팀 선발투수 차우찬(LG)과 박진형(롯데)의 투수전으로 치열하게 전개됐다. 두 투수는 5회까지 단 1점도 내주지 않으며 기싸움을 펼쳤다.

먼저 점수를 낸 건 롯데. 6회초 최준석이 1타점 선제 적시타를 날렸다. 박진형은 1-0으로 앞선 6회말 마운드에 올랐고 점수만 내주지 않으면 승리 요건을 챙길 수 있었다. 그런데 6회말 박진형은 허무하게 보크로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2사 1, 3루 위기서 윤상원 구심으로부터 보크를 지적받고 만 것. 그러자 롯데 포수 강민호가 펄쩍 뛰었고, 평소 과묵한 스타일의 조원우 감독도 흥분한 모습으로 긴 시간 심판진에 항의를 했다. 보크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심판도 보크를 선언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누구의 주장이 맞는 것일까.

상황을 살펴보면, 박진형의 투구 동작에서 큰 움직임은 없었다. 투구판을 밟고, 세트포지션에 들어가기 전 오른손을 글러브에서 빼고 홈플레이트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투구를 하기 위해 세트포지션에 들어가려는 순간 윤 구심이 경기를 중단시키고 보크 지적을 했다.

느린 그림을 보면, 세트포지션에 들어가기 전 박진형의 왼 어깨가 미세하기 흔들리는 걸 발견할 수 있다. 규정을 보면 '투수판에 중심발을 대고 있는 투수가 투구와 관련된 동작을 일으킨 다음 그 투구를 중지했을 경우' 보크가 선언된다. 박진형의 이 미세한 어깨 움직임이 그의 투구 습관 동작이 아니고, 불규칙한 움직임으로 투구 이중동작이 됐다는 것으로 보크 지적 이유가 설명된다. 그 움직임을 첫 번째 투구 동작으로 봤을 때, 박진형이 그 동작을 멈추고 다시 세트포지션에 들어간 것이기에 투구 이중동작이 되고 규정만 따지고 보면 보크가 맞다.

문제는 불문율과 관례다. 박진형의 그 미세한 움직임이 과연 타자 기만행위가 될만큼 눈에 띄고, 중요했느냐는 것이다. 육안으로는 보기도 힘든 그 움직임을 문제 동작으로 지적한다면, 모든 투수들의 미세한 동작도 보크로 지적해야 한다. 투수가 공을 던지는 기계가 아닌 사람인 이상, 매 투구 순간 100% 똑같은 모션을 취할 수는 없다. 숨을 거칠게 내쉴 수도 있고, 습관적으로 팔을 흔들고 까딱거리는 동작의 횟수를 바꿀 수도 있다.

정말 애매한 상황이었다. 규정을 엄격히 들이밀자면 보크가 맞다. 하지만, 이 보크로 인해 추후 다른 투수들의 투구 상황도 문제로 지적될 여지를 준 건 문제다.

경기를 지켜보던 투수 출신 한 해설위원은 "타자와의 대결에 지장을 주지 않는 극히 미세한 움직임이나 습관 등은 심판진도, 상대팀도 보크 지적을 하지 않고 넘어가는 게 일반적이다. 박진형의 동작도 그 범주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느린 화면을 보면, 보크 지적이 규정상으로는 틀리지는 않으니 난감한 문제"라고 입장을 밝혔다.


어찌됐든, 이 판정으로 인해 박진형은 승리 요건을 날렸다. 그리고 LG는 이 동점으로 롯데에 경기 분위기를 내주지 않았다. 그리고 8회말 역전에 성공하며 4대3 승리를 챙겼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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