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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률 5할이 급격히 무너졌다. 플러스 5에서 마이너스4까지 가는데 불과 29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
롯데의 추락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시즌 초 기세가 워낙 좋았기 때문이다. 선발과 불펜 모두 안정적이었고, 이대호가 중심타자로 나서면서 득점력도 꽤 높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15일 9승4패로 2위로 올라섰을 때만 해도 올해 롯데가 뭔가 일을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가득했다.
추락의 원인을 무엇으로 봐야 할까. 무엇보다 타선의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진 점이 꼽힌다. 롯데는 이날 현재 팀타율이 2할7푼7리로 10개팀중 5위다. 나쁜 수준은 아니다. 그런데 득점권 타율은 2할4푼1리로 최하위다. 여기에 병살타도 39개로 가장 많다. 주자가 나갔을 때 공격력이 형편없다는 게 수치로 드러난다. 이대호를 3번으로 당기고 상하위 타순을 매일 바꿔보지만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날 두산전에서 조원우 감독은 경기 도중 덕아웃에 선수들을 모두 모아놓고 잠시 미팅 시간을 가졌다. 감독이 덕아웃에서 그것도 경기 도중 선수들과 미팅 시간을 갖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수석코치가 덕아웃 앞에서 이를 대신하는 경우는 있어도 감독이 직접 의견 전달의 시간을 갖는 장면은 익숙치 않다. 조 감독은 이 자리에서 선수들을 엄히 질책했다고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의 플레이, 악착같은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게 조 감독의 철학이다. 사실 경기 초반 선발 애디튼이 힘없이 무너진 뒤 추격 의지는 이미 사라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일요일 홈게임에 팬들 앞에서 너무 성의없었다는 말이 나왔다.
현재 롯데의 팀평균자책점은 4.20으로 4위다. 확실히 마운드 높이는 지난해보다 향상됐다. 물론 앞으로 돌파해야 할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마운드 구성은 안정적인 수준이다. 문제는 타선이다. 공수주에 걸쳐 집중력을 찾지 못하면 반등은 힘겨울 수 밖에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