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박용택의 날이었다.
박용택은 21일 KIA전서 3번-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4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1회말 첫 타석에서 KIA 선발 팻 딘에게 삼진을 당했던 박용택은 3회말 두번째 타석에선 좌전안타를 친 뒤 2루까지 갔다가 아웃됐다. 뭔가 안풀리는 듯했는데 생일 축하 노래에 불운이 행운으로 바뀌었다.
-6회말에 생일 축하 노래 뒤에 곧바로 홈런이 나왔는데.
생일 노래를 듣는데 아드레날린이 막 나오는게 느껴졌다. 생일에 이렇게 잘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홈런은 1개 정도 쳤던 것 같긴 한데 팀이 이기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이렇게 나도 잘하고 팀도 이긴게 거의 처음인 것 같다.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는데.
사실 첫 타석에서 팻 딘의 공을 봤는데 영상에서 봤을 때보다 더 좋았다. 모든 구종이 다 뛰어났다. 이런 선수가 미국에서 안통하면 누가 통할까 싶을 정도였다. 지금은 한국타자들을 잘 몰라서 어떤 공이 더 잘 통하고 아닌지를 아직은 잘 파악이 안됐을 것이다. 좀 더 한국 야구에 적응한다면 리그 톱 투수가 될 것 같다.
-그런데 그렇게 좋은 팻 딘에게이후 홈런을 포함해 3안타를 쳤는데.
그건 영업비밀이다. 첫 타석에서 상대한 뒤 보통 때처럼 타격을 하면 절대 못칠 것 같아서 타격 방법을 바꿨는데 효과를 봤다.
-슬로스타터인데 올해는 그래도 출발이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렸을 땐 초반에 엄청 좋았다가 중반 이후 꺾였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서는 초반에 안좋다가 시즌을 치를수록 좋아졌다. 올해는 페이스를 좀 빨리 끌어올렸다. 그래서 시범경기 때 좋았고, 준비가 다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시즌을 딱 시작하니 안좋아지더라. 육체적인 준비보다는 정신적인 문제가 아닐까 한다. 그래도 이 정도 성적이면 나쁘지 않게 시작하는 것 같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