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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전력을 갖춘 '공공의 적'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우승전력으로 꼽히던 두산 베어스가 시즌 초반 '동네북'으로 전락했다. 상대팀들이 두산전을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기회로 삼고있는 듯 하다.
시즌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베어스를 '철옹성'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여기저기에서 약점이 튀어나온다. '판타스틱 4'의 부상 이탈에 따른 전력 구멍은 개막 3경기 만에 찾아왔다. 마이클 보우덴이 어깨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고, 고원준이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왔다. 고원준은 첫 등판에서 4⅓이닝 2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했다. 김태형 두산 김독은 9일 경기 전 "고원준이 첫 등판 정도만 해주면 정말 좋겠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는 무참히 깨졌다. 고원준은 9일 37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대체 선발만 무너진게 아니다. 믿었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와 유희관까지 부진해 김 감독의 걱정이 커졌다. 니퍼트는 지난 7일 넥센전에서 4⅔이닝 동안 6실점하고 교체됐다. 유희관은 2경기에 선발 등판했는데, 평균자책점이 7.36이다. 그나마 장원준만이 kt전 무실점으로 1승을 기록하며 버텨주고 있다.
불펜진도 신뢰를 주지 못한다. 8일 대졸 신인 김명신이 ⅔이닝 2실점, 이용찬이 아웃카운트 1개 잡지 못하고 3실점, 김성배가 1이닝 3실점했다. 나오는 투수마다 난타를 당했다.
타선도 살아나지 않고 있다. 주전 외야수 박건우는 8일까지 26타수 3안타, 타율 1할1푼5리를 기록했고, 9일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오재원도 9일까지 28타수 5안타로 부진하다. 양의지는 허벅지 근육통 때문에 다음주에나 모습을 볼 수 있다. 9일 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한 타자는 김재환과 김인태 박세혁뿐이었다.
김 감독은 "아직 선수들 걱정할 건 없다. 잘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믿음이 언제까지 갈지는 모를 일이다.
잠실=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