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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kt 위즈의 상승세가 무섭다. 개막 3연전 전승, 1패 후 또 3연승이다. 6승1패로 LG 트윈스와 공동 1위다. 많은 전문가들이 kt를 올시즌 최하위 후보로 많이 꼽았다. 김진욱 감독과 몇몇 코치들이 새로 합류했을 뿐, 선수단 전력 변화가 없어 2년 연속 꼴찌의 한계를 넘어설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초반 선전에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라는 분위기다. 여기에는 김 감독이 중심이 된 팀 분위기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존 프로팀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김 감독의 파격 행보들이 그 것이다. 핵심은 선수들이 마음껏 그라운드에서 뛰놀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잘하는 선수들은 인터뷰마다 "편한 분위기 속에 하고 싶은 야구를 다 한다"고 말한다. 팀 분위기가 밝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최근 그라운드에서도 찾을 수 있다. 경기력? 아니다. 경기 전, 후 볼 수 있는 두 가지 장면이다. 별 것 아닌 변화일 수 있지만, 선수들과 팬들이 느끼는 건 하늘과 땅 차이다. 경기력, 팬서비스 향상은 어렵지 않게 이룰 수 있다는 걸 kt가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kt 주장 박경수는 "감독님의 의견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말하며 "진정한 원팀이 되기위해 작은 것부터 바꾸자는 의견이셨다. 아직 몇 차례 보여드리지는 못했지만, 팬들이 보시기에도 상대팀이 보기에도 우리팀이 더욱 똘똘 뭉쳐보일 수 있게 해준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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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1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앞으로 위즈파크에서 kt가 승리할 때마다 열린다. 박경수는 이에 대해 "구단에서 특정 경기 홈팬들과의 하이파이브 세리머니를 제안해줬다. 그런데 고참 선수들 중심으로 모든 홈경기에 하이파이브를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팬들께서 '고생했다' '응원한다'는 인사를 해주시는데 정말 기분이 좋더라. 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더욱 깊숙히 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팬들이 기분 좋을 이벤트를 마련하고 싶었는데 오히려 선수들이 힘을 얻어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는 이벤트인 것 같다"며 반겼다.
팬들 입장에서는 응원하는 선수들과 손뼉을 마주치는 것 뿐 아니라, 선수들이 뛰는 잔디를 직접 밟는 것도 엄청난 행운이다. kt팬이라면 앞으로 꾸준히 홈경기 응원을 하면 언제든 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뿐만 아니다. kt는 경기에 져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손뼉을 마주친다. 졌지만 수고했다는 의미다. kt가 새로운 야구 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