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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동안 간판타자들이 빠져나갔다 해도 이렇게 무기력할 수 있을까.
삼성은 5연패를 당하는 동안 팀평균자책점이 3.32로 수준급이지만, 팀타율은 1할8푼9리에 불과하다. 이날도 삼성 타자들은 kt 선발 라이언 피어밴드를 상대로 6회까지 안타를 뽑아내지 못하다 7회 박해민이 좌전안타를 치며 겨우 퍼펙트 게임의 수모를 면했다. 박해민이 출루한 뒤 김헌곤이 병살타를 쳤고, 7회에도 1사후 이승엽이 사구로 나가자 이원석이 유격수 병살타를 쳐 흐름이 끊어졌다. 그나마 9회 마지막 공격에서 2사후 이지영, 박해민, 김헌곤의 연속 안타로 만루 찬스를 잡았지만, 구자욱이 1루수 땅볼로 물러나 득점에 실패했다.
경기전 김한수 감독은 "선발투수들도 잘 던져주고 있고, 불펜진도 나름대로 하고 있는데 타선이 터지지 않는다"면서 "특히 중심에서 쳐줘야 할 선수들이 침묵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중심타자들의 부진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5연패를 당하는 동안 구자욱-다린 러프-이승엽으로 이어지는 삼성 클린업트리오는 합계 7푼8리(51타수 4안타) 2타점에 그쳤다. 특히 110만달러를 주고 데려온 새 외국인 타자 러프가 하루빨리 KBO리그 투수들에게 적응할 필요가 있다. 이날까지 8경기서 2홈런을 포함해 3안타를 친 러프는 유인구에 방망이가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엎친데 덮친격, 주전 유격수 김상수의 복귀도 늦어질 전망이다. 김 감독은 "아직 발목이 좋지 않다는 보고를 받았다. 다음 주 복귀도 지금으로선 힘들 것 같다"고 했다. 김상수는 일본 전지훈련 막바지 왼쪽 발목 부상을 입었지만, 시범경기에 출전하며 타격감을 유지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더이상 출전이 힘들다는 결정을 내렸다. 김 감독은 "본인이 의욕을 앞세워 뛸 수 있다고 했지만, 딱 보기에 무리지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삼성은 최형우 박석민 채태인 등 주전타자들이 최근 몇 년 동안 이탈하면서 타선이 약화된게 사실이다. 그러나 해줘야 할 선수들이 아직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헤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 고비가 지나가기를 마냥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수원=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