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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김인식의 마지막 당부 "젊은 감독, 젊은 선수 필요하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03-09 23:49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서울라운드 한국과 대만의 경기가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김인식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고척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03.09/

"앞으로 젊은 투수들이 더 성장해야 한다."

김인식 감독이 이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최종 성적 1승2패, 2라운드 진출 실패로 대회를 마쳤다. 이스라엘, 네덜란드에 패했던 대표팀은 9일 대만을 상대로 연장 접전 끝에 11대8 승리를 거두면서 마지막 경기를 끝냈다.

초반 타선이 터지며 8-3으로 앞서던 대표팀은 불펜 난조로 8-8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마무리 오승환이 9회 실점 위기를 막고, 연장 10회 공격때 양의지의 결승 희생플라이와 대타 김태균의 2점 홈런이 터지면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지난달 12일 일본 오키나와 출국으로 훈련을 시작했던 대표팀은 대만전을 끝으로 해산한다.

다음은 경기 후 김인식 감독의 일문일답.

-9회와 10회에 오승환의 활약에 대해 평가한다면.

9회에 처음부터 오승환을 내려고 했는데, 한 타자라도 이현승이 상대를 하고 교체를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대만이 1점을 내면 끝나는 경기였기 때문에 결국 오승환이 나가게 됐다. 오승환에게 미안한 것은 2이닝을 던져줬다. 고의 4구를 빼면 투구수 23개로 알고있다. 20~25개를 예상했는데, 27개가 됐다. 오승환에게 미안한데, 승리를 가져다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이번이 마지막 대표팀 감독이라고 여러번 말했었는데 결심을 굳힌건가.


가장 처음 대표팀 감독이 됐던 것이 2002년이다. 15년이 됐다. 그 사이에 대회 때마다 감독 문제로 여러 의견들이 많았다. KBO리그 10개 구단 감독들이 팀 훈련 때문에 고사를 하고, 젊은 감독들이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 국가를 대표하다 보니. 그래서 내가 15년에 걸쳐서 감독을 하게 됐다. 대표팀을 맡을 수 있는 실력의 감독이 많이 있다. 다만 부담 때문에 안하려고 하는 것 같다. 이번 기회에 야구계, 언론에서 도와서 나보다 젊은 감독들이 대표팀을 이끌 수 있도록 해달라. 앞으로 매년 국제대회가 있지 않나.

-국가대표 감독 15년 하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과 가장 아쉬운 순간은.

기뻤던 것은 1회 WBC때. 말로만 듣던 데릭 지터, A-로드 같은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경기를 할 때 과연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나 생각했었다. 막상 경기에서 이닝을 거듭하다가 최희섭이 대타 홈런을 치고 그러다보니 자신감이 생기더라. 한 없이 높아 보였던 선수들을 우리도 열심히 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2회 준우승도 성적이 좋았으니 기쁜 일이 많았다. 하지만 2회 대회에서도 늘 생각나는 장면이 일본과의 연장에서 스즈키 이치로에게 결승타를 맞은 것과 이번 대회 이스라엘전 패배는 영원히 남지 않을까. 2회때 결승에서 졌을 때는 후유증이 1년 이상 가더라. 이번에는 얼마나 가려는지 모르겠다. 잊으려고 해도 밤에 천장을 보면 생각이 난다.

-앞으로 대표팀에 대한 당부의 말을 한다면.

10여년간 류현진, 김광현 같은 투수들이 나오지 않고 있다. 우리 선수들을 낮춰서 말하는 게 아니다. 오늘도 결과는 이겼지만, 리드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도 못 막았다는 것은 투수가 약하다는 증거다. 대만이 열심히 해줬지만, 우리 스스로가 못 막았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이스라엘, 네덜란드 이런 팀들의 굉장한 수준급의 투수를 봤다. 그 선수들의 공을 치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야구에서 투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또 한번 느꼈다. 장시환, 원종현 같은 젊은 투수들에게도 오늘 이야기했지만 앞으로 몸쪽 공을 잘 던져야 한다.

-김인식에게 태극마크의 의미는.

처음 선수들에게도 그런 말을 했다. 국내에서 경기를 할 때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국가를 듣는 기분과 외국에서 경기를 할 때 듣는 기분은 엄연히 다르다. 선수들도 '마음이 뭉클하다'고 하더라. 국가관을 확실히 갖는 의미다.


고척=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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