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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은 만들어간다. 서건창(28·넥센 히어로즈)이 야구 대표팀의 새로운 핵심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문제는 타격감. 한국에 돌아온 후 첫 실전이었던 쿠바와의 평가전 2경기에서는 서건창의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볼넷 출루는 있었으나 질 좋은 타구가 나오지 않았다. 그랬던 서건창이 지난달 28일 호주 평가전을 기점으로 살아났다. 2번으로 선발 출전해 5타수 5안타를 쳤다. 왼쪽으로 타구가 치우쳤지만 조금씩 감을 잡아나가는 모습이었다.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1라운드 첫 경기, 이스라엘전에서도 서건창은 답답한 대표팀 타선에서 한줄기 빛같은 활약을 펼쳤다. 1회말 첫 타석에서 제이슨 마르키스를 상대로 볼넷을 얻어내 대표팀 첫 출루를 했고, 3회 두번째 타석에서는 내야안타 후 상대 허를 찌르는 초구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서건창은 이번 WBC가 자신의 첫 태극마크다. 그동안 유독 대표팀과 인연이 없었다. 201안타 신기록을 세우며 정규 시즌 MVP를 수상했던 2014년에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했다. 대표팀에는 베테랑 주전 2루수 정근우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정근우가 정상적으로 참가했다면, 서건창은 백업 혹은 대주자 역할을 맡았을 가능성이 크다. 사령탑인 김인식 감독이 기존에 대표팀 경력이 있는 선수 기용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근우가 무릎 재활 중 통증이 재발하며 WBC에 참가하지 못했고 서건창에게 기회가 왔다. 서건창의 활약이 계속된다면, 과거 경력에 얽매이지 않고 KBO리그 활약도로도 충분히 국제대회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