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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신인왕의 멸종 걱정할 필요가 없다?
2015시즌 신인왕이었던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도 1군 출전은 당해가 처음이었지만, 프로 입단은 2012년이다. 입단 후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쳤고, 기량을 닦아 1군에 데뷔했다. 2012년 넥센 서건창, 2010년 두산 베어스 양의지 등 최근 신인상은 모두 프로 입단 2년이 넘는 선수가 받았다.
프로 입단 첫해에 신인상을 수상한 선수를 보통 '순수 신인왕'이라고 부른다. KBO리그 역사를 통틀어도 순수 신인왕이 많지는 않지만, 2006년 한화 이글스 류현진(현 다저스)과 2007년 두산 임태훈(은퇴) 이후 명맥이 끊겼다.
무엇보다 구단들의 방침이 예전에 비해 달라졌다. 신인들을 무리해서 기용하지 않는다. 싹이 보이는 신인일수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키운다. 퓨처스리그에서 충분히 갈고 닦는 시간을 들인 후 준비가 됐을 때 1군에 부르는 계획이다.
A 구단 감독은 "두산이 좋은 사례다. 김재환이나 박건우 같은 선수들이 퓨처스리그에서 오랫동안 가다듬어 지난해 제대로 성공하지 않았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팀을 키우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 팀의 좋은 유망주들도 시간을 두고 지켜봐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물론 신인왕을 어느 팀이 배출하느냐는 변함없이 중요한 기준이다. 보통 신인왕을 수상한 선수는 개막 이전 감독의 구상에 없던 경우가 많다. 예상치 못했던 유망주가 재능을 꽃피울 때 신인왕을 타기 때문이다. 이처럼 계산 밖의 '히트 상품'이 등장하면, 팀 전체 성적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
그런 관점에서 오랫동안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한 팀들은 고민이 있다. SK 와이번스는 2000년 이승호, LG 트윈스는 1997년 이병규, 롯데 자이언츠는 1992년 염종석, KIA 타이거즈는 1985년 이순철이 마지막 신인왕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