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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BO리그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kt 피어밴드와 NC 이재학이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NC 이재학이 5회 2사에서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8.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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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그 날이 떠오른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행사.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몇 차례나 곤욕을 치렀다. 안지만 윤성환 임창용에 관한 질문을 받고서다. 원정 도박 스캔들에 휩싸인 이들 3명을 출전시킬 것인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결국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3명은 볼 수 없었다. 코칭스태프와 프런트는 오랜 논의 끝에 엔트리 제외를 결정했다. 마운드 핵심 멤버인 셋을 기용해 우승을 해도 문제이기 때문이다. 범죄 사실 여부를 떠나 의혹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들은 스포츠 정신을 위배했다. 이로 인해 삼성은 한국시리즈에 직행하고도 두산 베어스에 눌려 우승 트로피를 놓쳤다.
1년 뒤, 이번에는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이 미디어데이 때 얼굴을 붉힐 수도 있을 것 같다. 정규시즌 2위를 확정해 플레이오프 직행 티?을 따냈지만, 승부조작에 관한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야구계에는 7일 본지 단독 보도를 통해 NC 구단이 경찰 압수수색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경찰은 NC 구단이 선수들의 승부조작 사건을 고의로 은폐하려 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승부조작 스캔들의 중심에 서 있는 이재학의 출전 여부가 관심이다. 이재학은 지난 8월 승부조작 혐의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1군 엔트리에서도 한 동안 빠졌다. 당시 그는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경찰도 확실한 증거가 없어 간단한 조사 후 돌려보냈다. 하지만 지속적인 보강 수사 끝에 구단을 압수수색 했다. 상당한 증거를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
NC 입장에서는 난감할 뿐이다. 선수 본인은 여전히 "결백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분위기가 바뀌었다. 최악의 경우 이재학 외에 다른 선수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더욱이 경기북부경찰청은 승부조작 전문 수사대다. 지난해 9월 남자 프로농구 승부 조작과 불법 도박을 밝혀냈고, 올해 유창식(KIA)을 소환해 승부조작 사실도 확인했다. 이번 압수수색으로는 수사망이 좁혀지는 느낌이다.
NC는 구단 이미지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또 다른 사이드암 이태양이 네 차례 승부조작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4번 타자 에릭 테임즈가 음주운전이 적발돼 징계를 받았다. 테임즈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 나설 수 없다. 더구나 구단이 테임즈를 경기에 출전시키기 위해 음주운전 사실을 은폐하려고 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올시즌 NC 선수들이 승부조작, 폭행, 음주운전 등으로 많은 문제를 일으켰는데, 구단은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의혹을 남겼다.
그리고 지난주 압수수색까지 받았다. 구단 관계자는 "수사 보강 차원에서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지만, 상황은 더욱 NC에게 불리한 쪽으로 돌아가고 있다. NC는 과연 이재학 출전 여부 문제를 어떻게 결정할까. 1년 전 삼성처럼 엔트리 제외를 선택할까. 시간은 많지 않다. 플레이오프 전 수사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희박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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