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야구 몰라요,인생 몰라요'라던 故하일성, 파란만장 인생사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6-09-08 09:48


하일성.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야구해설가 하일성씨(68)가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하일성 씨가 8일 오전 7시 56분경 서울 송파구 삼전동 사무실에서 목을 매 숨진 것을 발견했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하일성 씨가 이날 숨지기 직전 '최근 사기 혐의로 피소된 것에 대해 억울하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아내에게 보낸 것으로 보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성동고와 경희대학교에서 야구선수로 뛰었던 하 씨는 부상으로 은퇴한 뒤 체육교사로 일하다 1979년 동양방송을 통해 처음 야구 해설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KBS 간판 야구해설위원으로 유수호 캐스터와 호흡을 맞추며 MBC 허구연 해설위원과 함께 야구 해설계의 양대 산맥을 이뤘다.

하 위원은 2006년부터 4년간 한국프로야구연맹(KBO) 사무총장을 맡아 야구계 개혁에 나설 만큼 의지 있는 야구인이었다.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만큼 뛰어난 입담꾼이기도 했다.

하일성 위원은 과감한 예측 해설로 유명하다. 이는 '빨간장갑의 마술사' 고 김동엽 감독의 "앞으로 벌어질 상황을 예측하는 해설을 해라"라는 조언에 따른 것. 투수가 던질 구질이나 코스, 타자의 노림수, 감독의 향후 용병술 등을 정확히 예측해 2000년대 초중반까지는 '하작두'라는 명예로운 별명으로도 불렸다.

'야구 몰라요', '역으로 가네요'라는 한국 야구계 명언으로 유명하다. 하 위원은 자신의 예측이 틀렸을 경우 이렇게 커버하곤 했던 것.

하지만 데이터야구가 보편화되고, 프로야구 전경기 중계 및 해당 영상을 인터넷으로 찾아볼 수 있게 되면서 하 위원의 입지는 좁아졌다. 프로야구 스타 출신 해설위원들이 대세로 떠오른 것도 영향을 미쳤다. 결국 하 위원은 2014년을 끝으로 국내 프로야구 중계 마이크를 놓았다.


이후 잇단 악재와 구설속에 힘든 시기를 보냈다. 지난 2015년 11월과 올해 2월 두 차례 사기 혐의로 피소됐다. 지인에게 빌린 3000만원을 변제하지 않은 것, 그리고 김 모씨에게 아들의 NC 다이노스 입단을 청탁해주겠다며 5000만원을 수수했던 혐의다. 김 씨는 아들이 NC에 입단하지 못하자 하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고 검찰은 그를 불구속 기소, 수사를 진행중이었다. 8일 하씨의 사망 직전 아내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가 알려졌다. 경찰은 하씨가 부인에게 '사기 혐의 피소가 억울하다. 사랑한다'는 문자를 보냈다고 밝혔다.

lunarfly@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페이스북트위터]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