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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전문 수사대 만난 프로야구, 폭풍전야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6-07-26 14:17 | 최종수정 2016-07-26 23:21

경기지방경찰청
◇사진은 지난해 9월 프로농구-유도-레슬링 선수들 인터넷 불법 도박과 승부 조작 사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경기북부지방경찰청 박민순 사이버수사대 팀장. 스포츠조선DB


프로 스포츠 승부 조작의 전문가들에게 칼이 넘어갔다. 프로야구도 핵폭탄을 맞게 될까.

프로야구 승부 조작 수사가 장기화 될 조짐이다. 창원지검이 이태양(NC 다이노스)과 문우람(상무)를 조사한데 이어, 이제 경기북부지방경찰청으로 바통이 넘어갔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KBO(한국야구위원회)에 자진신고를 한 유창식 조사를 시작하며 승부조작 논란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유창식이 25일 경찰 조사에서 말을 바꾼 게 불을 지폈다. 유창식은 자진신고 때 1경기만 승부조작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에서 2경기에 고의 볼넷을 내줬다고 말을 바꿨다. 조사 결과 유창식과 범죄를 공모한 사람이 현직 프로야구 선수의 친형이라는 사실까지 밝혀졌다. A구단 B선수의 형이 브로커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26일 유창식의 추가 소환 가능성을 언급했고, 승부조작 의심 경기가 2경기만이 아니라는 애기까지 흘러나왔다. 승부조작 수사가 더 광범위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서 주목할 건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다. 이 곳은 지난해 9월 남자 프로농구 승부 조작과 불법 도박을 밝혀낸 곳이다. 전-현직 프로농구 선수 12명에 유도, 레슬링 등 총 26명이 기소된 대형 사건이었다. 당시 김선형(SK 나이츠)과 오세근(안양 KGC) 등 거물급 선수들이 사건에 연루돼 큰 충격을 줬다. 불법 도박 자금의 흐름 등을 수사하다 확대가 돼 터진 대형 사건이었다.

최근 불법 인터넷 도박은 종목을 가리지 않는다. 프로야구에 대한 연결 고리를 파악하고 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실제 사이버수사대에서 KBO 관계자를 불러 이것저것 물었다. 프로야구 승부조작 관련 조사를 하면서 야구 종목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한다며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게 7월 중순이다.

한 KBO 관계자는 "이 때부터 일이 커질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단, 어떤 선수들이 조사 대상에 올랐는 지는 알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종합해보면,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승부조작과 불법 도박 관련 정보를 많이 갖고 있고, 혐의 입증을 위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봐야한다. KBO가 자진 신고를 한 유창식을 이 곳에 인계한 것도 이 때문이다. KBO 관계자는 "이번 일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전부터 수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곳에 유창식 사건 조사를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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