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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클로저 임무. 그러나 세이브 기회는 아직 없다.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또 한 번 몸도 풀지 않고 경기를 마쳤다.
현재 전문가들은 오승환이 큰 무리 없이 마무리로 정착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7~8회와 9회가 주는 중압감은 차원이 다르지만, 한일 야구에서 이미 최고의 클로저로 활약했다는 이유에서다. 김선우 MBC 스포츠+ 해설위원은 "그 곳(미국)에서도 자신의 공이 통한다는 걸 확인했다. 그만큼 자신감이 생겼고 원하는 곳에 공을 뿌리고 있다"며 "오승환이 서른 중반의 나이에 진화했다는 느낌을 준다"고 했다. 이어 "오승환이 갖고 있는 강점은 역시 독특한 투구폼이다. 웬만해서 그 폼에 타이밍을 잡기 쉽지 않다"면서 "한국, 미국과 달리 메이저리그는 30개 팀이다. 자주 붙지 않기 때문에 오승환의 공이 더 낯설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분석을 한다고 때릴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다른 팀 불펜 투수들이 막강한 것도 자주 상대하지 못하는 데 따른 것"이라며 "오승환은 마무리로서도 잘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기술적으로는 두 가지 슬라이더를 던지며 효과를 보고 있다. 시즌 초와 달리 이 변화구 스피드에 변화를 주고 있는 것이다. 오승환은 한국과 일본 야구 시절 좌타자에게 슬라이더를 던지지 않았다. 굳이 던질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한 단계 위의 빅리그 타자를 상대하며 볼배합이 조금 변했다. 그리고 그 핵심이 슬라이더다. 김 위원도 "실밥이 도드라지지 않은 메이저리그 공인구를 아주 편하게 생각한다. 동료들이 커터를 던지는 걸 유심히 지켜보며 응용하고 있는 듯 하다"며 "오른손 타자, 왼손 타자에게 던지는 슬라이더에 차이가 있다. 대단한 선수"라고 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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