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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 말린스의 스즈키 이치로(43)는 메이저리그 개인통산 3000안타에 16개를 남겨놓고 있다. 일본 야구팬들도 주목하고 있다. 이치로가 일본과 미국에서 친 안타 수를 합치면 27일 현재 4262개다.
"고교시절에 외야수로 등번호 51번을 달고 뛰었다. 이치로에 대해 존경심을 갖고 있었다. 오랫동안 그를 흥미를 갖고 지켜봤다. 내가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었을 때는 맞대결은 없었는데 시애틀에서 인사를 한 적은 있다. 이치로에 대해 제일 기억에 남는 건 2009년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1차 라운드 결승전이다. 당시 한일 첫 대결에서 김광현(SK)이 선발 등판했고, 콜드패를 당했다. 내가 일본과의 두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했는데, 1번 타자 이치로를 잘 막아야만 상황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고 던졌다. 이치로는 존경하는 사람이지만 막아내야하는 상대가 됐다는 게 좀 신기한 느낌이었다."
봉중근과 이치로의 대결은 두 대회 합쳐 9타수 1안타 1볼넷으로 봉중근이 압도했다. 봉중근은 "이치로는 콘택트 능력이 좋고 방망이의 중심에 맞히는 기술과 선구안이 뛰어나다. 또 구속 완급에 대한 반응도 좋아서 대결할 때 공이 눈에 익숙해지지 않으려고 구종이나 구속에 변화주면서 던졌던 게 통했다"고 말했다.
장원삼은 이치로 상대로 안타 1개를 허용했지만 삼진도 1개 잡았다. 이치로가 WBC 한일전에서 기록한 삼진은 2006년에 박찬호, 2009년에 장원삼이 잡은 2개밖에 없다. 장원삼은 "'난 이치로를 삼진으로 처리했다'고 계속 자랑할 수 있다. 개인적인 기쁨이다"고 했다.
WBC 한일전에서 이치로가 친 안타중에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안타는 2009년 대회 결승전, 연장 10회초에 나온 결승타다. 임창용(KIA)이 이치로를 상대로 정면승부를 해 화제가 됐다. 그러나 그 배경에는 9회초 이치로와 임창용의 대결에서 승부를 피할 수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
2015년 임창용에게 그 당시 상황에 대해 물었다. 임창용는 "9회초 타석 때 2루타를 맞았으니까 다음 타석인 10회초 때는 막고 싶었다"고 했다. 임창용 처럼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투수라도 이치로에 대해 특별히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
봉중근은 이치로에 대해 "한국 일본 미국 등 나라를 떠나서 존경하는 존재"라고 했다. 장원삼은 "아시아 최고 타자이고 대결한 것 자체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WBC에서 이치로와 한국 투수의 상대 성적은 35타수 14안타, 4사구 2개, 1희생타. 그 대결 하나하나에 당사자들의 깊은 기억이 녹아 있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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