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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갈림길 SK 최 정 "삼진이 두려웠다"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6-06-16 22:25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의 2016 프로야구 경기가 9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7회말 2사 SK 최정이 삼진 아웃을 당한 후 허탈해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6.09/

여전히 갈림길에 서 있다.

SK의 간판타자, 아니 '7번 타자' 최 정이다.

시즌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우여곡절이 많다. 붙박이 3번 타자였던 그는 결국 14일 대구 삼성전에서 7번 타자로 조정됐다.

극심한 타격 부진. 15개의 홈런으로 장타력은 여전했지만, 부정확했다. 14일까지 2할4푼7리였다. 게다가 중심타자로서 득점권 타율이 너무나 부진했다. 6푼5리에 불과했다. 영양가가 없었다.

최 정은 "내려가는 게 당연했다"고 말했다. 자극을 받았을까. 최 정은 '7번의 반란'을 일으켰다. 15일 3개의 안타와 5타점을 폭발시킨데 이어 다음날 역시 2루타 2개를 포함, 3안타와 3타점 경기를 했다.

결국 SK는 삼성과의 3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과연 그의 정확한 상태는 어떨까. 16일 경기 전 솔직한 그의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삼진이 두려웠다

최 정의 멘탈은 웬만해서는 흔들리지 않는다. 수많은 포스트 시즌과 절체절명의 상황을 겪었던 경험과 노하우가 있다.


2011년 KIA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타격 부진에 시달리던 최 정은 당시 "왜 이렇게 방망이가 안 맞냐"는 박재상 정근우 등 선배들의 짖궂은 농담에 시달렸다.

그러자 최 정은 "안되는 걸 어떻게 해요. 그럼 수비도 하나 놓쳐 버릴까요"라고 맞대응, 선배들을 아연실색케 한 에피소드가 있다. 물론, 모두 농담이지만 최 정의 정신력 강도를 알 수 있었던 스토리.

하지만 최 정은 "올 시즌 완전히 멘탈이 나간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런 적이 없었다. 예전에는 감을 잡으면 계속 이어졌는데, 올 시즌에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다"고 했다.

결국, 헛스윙 비율이 늘어났고, 탈삼진이 늘어났다. 최 정은 "웬만해서는 삼진을 감수하고도 가지고 있는 스윙을 하고 나오는데, 올 시즌 삼진이 두려울 정도"라고 했다.

한마디로 감이나 컨디션, 그리고 정신적 부담감이 모두 겹쳐져 있는 상태다.

모든 걸 내려놨다

극심한 스트레스가 몰려왔다. 코칭스태프에서는 "타석에서 삼진을 먹더라도 과감히 돌리고 오라"고 주문했다.

사실 정석이다. 제 스윙을 하지 못하면, 떨어진 감이 굳어진다. 자기의 스윙과 타격감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점점 멀어진다는 의미다.

최 정은 야구에 대한 생각이 많다. 발전의 원동력이긴 하지만, 어느 순간에는 '독'이 되기도 한다. 한 부분에 골몰하는 순간, 타격 밸런스 자체가 일시적으로 흐트러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는 "이제 어느 정도 (스트레스를) 내려놨다. 삼진을 당하더라도 과감히 돌리고 내려오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레벨 스윙이나 어퍼 스윙 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일단 오는 공에 대해 최대한 집중해 강하게 맞히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타격감이 엉망일 때 많은 생각은 오히려 부작용을 가져온다. 가장 단순한 '공 보고 공 치기'가 가장 좋다고 흔히 말한다.

최 정은 2경기에서 6안타 8타점을 올렸다. 7번 타자의 반란이다. SK 김용희 감독은 "본 궤도에 오를 때까지 7번에 고정시킬 것"이라고 했다. 아직 2경기만 보고 판단하긴 힘들다. 중요한 것은 그토록 잡히지 않았던 최 정의 감이 잡힐 실마리가 보인다는 점이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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