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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하재훈, 야쿠르트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6-05-30 13:50 | 최종수정 2016-05-31 03:06


사진제공=무로이 마사야 스포츠조선 칼럼니스트

지난 30일 일본프로야구(NPB) 센트럴리그의 야쿠르트 스왈로스는 시카고 컵스 마이너리그 출신으로 도쿠시마 인디고삭스(일본 독립리그)에서 올시즌을 시작한 외야수 하재훈(26)과 입단 계약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1년이고 연봉은 900만엔(약 9600만원·추정치)이다. 그는 독립리그에서 타율 3할6푼4리(리그 2위), 6홈런(1위)으로 맹활약을 했다. 그런 그가 더 높은 무대로 이적했다. 과연 야쿠르트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먼저 야쿠르트의 외야수 구성을 살펴보자. 리그 홈런 공동 1위(15개) 블라디미르 발렌틴(32)과 올시즌 오릭스에서 이적한 사카구치 도모타카(32), 스윙이 매서운 다카이 유헤이(32)가 주전으로 뛰고 있다. 하재훈이 바로 포지션을 차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야쿠르트 외야에는 젊은 선수가 적다. 주전 선수가 부상했을 경우 백업으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하재훈은 외야수 포지션 뿐 아니라 외국인 투수들과 경쟁에서도 이겨내야 한다. NPB에서 1군 등록이 가능한 외국인 선수는 총 4명. 투수나 야수 한쪽으로 3명까지 등록할 수 있다. 현재 발렌틴과 마무리 투수 로건 온드루섹(31), 불펜투수 조쉬 루크(32)가 주로 1군에서 뛰고 있다. 하재훈은 남은 한자리를 놓고 선발투수 카일 데이비스(33), 루이스 페레스(31)와 싸워야 한다.

시기적으로 하재훈이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5월 31일부터 6월 19일까지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간의 교류전이 진행된다. 퍼시픽리그 팀 홈구장에서 열리는 경기 땐 지명타자제가 적용된다. 센트럴리그 소속의 야쿠르트는 리그전에서는 지명타자를 쓸 수 없지만 교류전 9경기에 지명타자를 쓸 수 있다. 비밀병기로 하재훈이 투입될 수 있다. 또 교류전의 경우 동일 리그간의 경기에 비해 데이터 보다 직감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깜짝' 스타가 나오기 쉬운 시기다.

지난 27일 일본 도쿠시마에서 만난 하재훈은 "도쿠시마에서 했던 것과 똑같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했다. 그는 가장 자신이 있는 부분에 대해 "방망이다. 배트 스피드에 자신이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하재훈의 배트 스피드가 좋다고 평가한다. 하재훈을 상대팀 감독으로 관찰했으며 NPB 선수로 2000안타를 기록한 고마다 노리히로 고치 파이팅독스 감독은 "하재훈은 스윙이 빠르다. 실투를 놓치지 않고 제대로 타격을 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하재훈이 NPB에서 활약할 수 있는 수준에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글쎄"라며 말끝을 흐렸다.

반면, 도쿠시마의 나카시마 데루시 감독은 하재훈을 높게 평가했다. "주루와 어깨는 NPB에서도 승부할 수 있는 실력이 있다. 그의 신체능력은 NPB에서도 톱 레벨이다." 하재훈은 타격에 자신이 있다고 했지만, NPB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수비와 주루에서 강한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

야쿠르트 구단은 하재훈에 대해 "31일 1군의 삿포로 원정에 데려간다. 1군 선수와 함께 훈련하는 모습을 보고 바로 1군에 등록할 수도 있다"고 했다. 생갭다 빨리 찾아온 1군 무대의 기회다. 하재훈이 기회를 잡을지 아니면 마이너리그 때처럼 승격을 기다려야할지가 중요한 삿포로 원정길이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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