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확 어지럼증이 생기는 바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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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정도로는 깊이 누적된 피로를 덜어낼 수 없었다. 끝내 사단이 났다. 김 감독은 프로 감독을 맡은 후 처음으로 경기 중 건강 문제로 덕아웃을 비우고야 말았다. 이날 밤 한화 구단은 "김 감독님의 혈압 및 어지럼증 검사 결과 정상으로 나왔고, 현재 몸상태 확인 차원에서 정밀 검진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걸까.
병원에서 돌아온 김 감독과 통화를 했다. 어지럼증은 어느 정도 수습이 됐지만, 여전히 감기 기운 짙은 목소리에는 기운이 실려있지 않았다. 김 감독은 "팬과 여러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쳤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후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서 스트레스는 급격히 치솟았다. LG와의 개막 2경기에서 모두 연장 역전 끝내기 패를 당한 한화는 현재 2승9패로 최하위다. 시즌 초반이지만, 팀 분위기나 전력이 심상치 않다. 이런 점 또한 김 감독의 잠을 달아나게 했다.
김 감독은 덕아웃을 비우게 된 상황에 관해 "의자에서 일어서는데 갑자기 확 어지러워지더라"고 했다. 결국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알린 채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 진료를 마친 김 감독은 "이제 괜찮을 것이다. 아직 초반이고 남은 시간이 많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과 한화가 다시 굳건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