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한-일야구의 가장 큰 이슈는 11월에 열린 프리미어12였다. 한국과 일본 선수들은 2009년 WBC이후 6년만에 맞대결을 펼쳐 팬들의 관심이 컸다. 개막전에선 일본이 5대0의 완승을 거뒀지만 준결승에서 다시 만나서는 한국이 9회초 드라마같은 역전극을 펼치며 4대3으로 승리했다. 빅매치가 끝난지 한달이 지난 지금 전할 수 있는 일본대표팀의 취재 뒷얘기들이 있다.
일본은 개막전에서 한국에 5대0으로 이겼지만 준결승에서는 3-4로 역전패 했다. 준결승이 끝난 뒤 이틀후 만난 가토리 요시타카 투수코치는 "한국 타자들의 장타 능력이 대단했다"며 한국 타자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박병호는 타석에서 힘이 많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한국타자중에 타격기술이 높은 선수는 별로 없었습니다. 단 한 명 이대호를 제외하고요"라고 했다.
실제로 일본 투수들은 한국타선을 잘 막아냈다. 하지만 준결승에서는 9회초 이대호에게 역전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는 바람에 일본은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일본에게 이대호를 막아내지 못하면 승리는 없다는 것을 증명한 결과였다.
하지만 고쿠보 히로키 감독은 경기후 패인에 대해 "나의 계투미스"라고 했다. 투수코치와 감독이 다른 말을 하는 배경. 그 이유에는 고쿠보 감독이 프리미어12에 앞서 코치들에게 지시한 한 마디가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선수의 책임이 되지 않게 합시다." 선수 개인 사정 등 다른 이유가 있어도 그것을 숨기고 모든 책임을 감독이 짊어진다는 것이 방침으로 서 있었다.
고쿠보 감독의 임기는 2017년 WBC까지다. 이번에 핑계를 대지 않고 대표팀 내에서 '비밀'을 공유하는 것으로 선수와 코칭스태프와의 신뢰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WBC 우승컵 탈환의 힘이 된다고 고쿠보 감독은 생각하고 있었다.
김인식 감독이 "예선돌파가 목표"라고 했던 한국이 우승하고, 고쿠보 감독이 "우승이 목표"라고 한 일본이 3위로 끝난 프리미어12. 한일전(일한전)은 항상 예상치 못한 결과와 재미를 준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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