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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억대연봉 임준혁 "다시 선발 경쟁 시작"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12-28 15:12


KIA 임준혁이 8월 25일 SK전 6회말 1사 1, 2루에서 최 정을 파울타구를 잡은 필에게 손짓하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BO리그 선수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어선지 오래고, 억대 연봉 선수가 넘쳐난다. 2015년 기준으로 140여명이 억대 연봉을 받았다. 이제는 흔해진 1억 연봉이지만, 여전히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성공으로 가는 첫 번째 관문이고, 수없이 많은 선수들이 갈망하는 금액이다.

KIA 타이거즈의 우완 투수 임준혁(31)이 1억3000만원에 내년 시즌 연봉 재계약을 했다. 올해 5000만원에서 8000만원, 160%가 뛰어올랐다. 연봉 1억원을 넘는데 13년이 걸렸다. 동산고를 졸업하고 2003년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2순위로 KIA에 입단한 임준혁은 올해 처음 100이닝 넘게 던졌다. 지난 10여년간 우여곡절이 참 많았던 임준혁이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기간에 임준혁은 임준섭 임기준과 함께 선발 후보 중 1명이었다. 그런데 시즌 개막을 앞두고 허리통증에 덜미를 잡혀 1군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했다. 지난 5월 초 1군에 뒤늦게 합류한 임준혁은 중간계투로 존재감을 알린 뒤 선발로 자리를 잡았다. 임준혁은 "롱릴리프로 던질 줄 알았는데, 김기태 감독님이 기회를 주셨다. 사실 (오늘 발표가 났지만)구단과 재계약을 한 지 꽤 된다. 연봉 협상을 시작해 3분 만에 사인했다"고 말했다.

올시즌 27경기에 나서 9승6패2홀드, 평균자책점 4.10. 선발 등판한 21경기 중 6경기를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마쳤다. 프로 생활을 시작한 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야구에 대한 절실함이 임준혁을 일으켜 세웠다. 그는 "2013년 2차 드래프트 때 40인 명단에서 빠졌는데도 오라는 팀이 없었다. 그동안 부상 등 불운이 있었지만 다 내가 몸 관리를 잘 못 해서 벌어진 일이다. 변명하고 싶지 않다. 서른이 넘은 나이에 젊은 선수에게 밀리면 끝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선발 투수 임준혁의 재발견. 올해 KIA의 가장 큰 소득이다.

에이스 양현종과 윤석민, 외국인 투수 2명, 그리고 임준혁. 내년 시즌 KIA 선발진은 이들 다섯명을 기본으로 시작한다. 임준혁은 어디까지나 자신은 선발 경쟁을 해야하는 '5선발'이라고 못을 박았다.


KIA 임준혁의 역투 모습.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임준혁은 "올해 9승을 했다고 선발 자리가 보장되는 건 아니다. 한해 잘 했다고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다시 경쟁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올해 두 자릿수 승을 놓쳤지만 내년 시즌 목표는 10승이 아닌 타이거즈의 가을야구다. 그는 "양현종 윤석민에 외국인 투수들이 좋아 나만 잘하면 5강 안에 들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한편, KIA는 양현종을 제외한 재계약 대상자 49명과 연봉 재계약을 마쳤다고 28일 발표했다. 49명 중 32명이 올랐고, 7명이 동결됐으며, 10명이 삭감됐다. 셋업맨 심동섭이 9100만원에서 53.9% 오른 1억4000만원, 한승혁이 5000만원에서 40%가 인상된 7000만원에 계약했다. 베테랑 내야수 김민우(36)는 9300만원에서 1억2000만원, 최용규(30)는 3400만원에서 5000만원, 김호령(23)은 27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올랐다. 또 김병현(36)과 서재응(38)은 5000만원씩 삭감된 1억5000만원, 7000만원에 각각 계약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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