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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2015]최악 '변비 타선' LG, '특효약'은 있나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5-12-27 11:15


LG 이병규(7번)의 올해 부진은 팀의 침체로 이어졌다.

2015년 올해 LG 트윈스를 돌아볼 때 가장 아쉬운 부분은 '득점권 타율'이다.

LG 야구의 최대 장점인 '지키는 야구'가 초반부터 흔들렸던 건 사실이다. 시즌 시작부터 선발 투수 류제국과 우규민이 수술 이후 재활 훈련으로 로테이션에 합류하지 못한 상황에서 마무리 봉중근 마저 제 구위를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봉중근은 시즌 말미에 선발 보직 전환을 위해 2군으로 내려갔다. 이같은 혼란 속에서도 LG의 올해 팀 평균자책점은 4.62로 전체 10개팀 중 2위를 차지했다. 2014년 3위(4.58)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LG는 올해 9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투수력을 판단하는 제1 지표인 평균자책점은 한 시즌 전과 큰 변화가 없이 유지했다. 결국 구멍이 난 부분은 야수 쪽이었다. 타격 지표 중에서도 1년 전과 확연히 차이를 보이는 수치가 있다. 팀 득점권 타율이다.

LG는 2014시즌 꼴찌에서 4위까지 치고 올라가는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썼다. 하지만 올해는 5월초 9위가 된 후 반등에 실패했다.

2014시즌 2할9푼(4위)이었던 팀 득점권 타율이 올해는 2할4푼5리(10위)로 급락했다. 2015시즌 LG 타선은 정말 답답할 정도였다. 득점권에 주자를 잘 보내놓고 좀처럼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최근 1년을 돌아보는 자리에서 신년 하례식 때 야수들에게 주문했던 당부의 말을 곱씹었다. 그는 2015년 1월 신년 하례식 때 야수들에게 "주자가 득점권에 있을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더 많은 점수를 올릴 수 있는 걸 연구해달라"고 주문했다.

사령탑으로서 충분히 선수단에 주문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팀 득점권 타율이 꼴찌로 추락했고, 또 포스트시즌에도 실패했다.

양 감독은 시즌을 마친 자리에서 "선수들에게 한 당부가 부담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2014년과 2015년 LG 타선의 겉보기엔 큰 차이가 없다. 눈에 띄는 선수 이동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기존의 역할을 해줬던 선수들이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자기 원래 몫을 해주지 못하면서 구멍이 생겼다. 4번 타자로 기대를 모았던 이병규(등번호 7번)는 70경기에 출전, 타율 2할4푼3리, 12홈런 35타점으로 부진했다. 이병규의 득점권 타율은 1할7푼5리에 그쳤다.

4번 타자가 시즌 초반부터 중심을 잡아 주지 못하자 타순 전체의 안정감이 떨어졌다. 클린업트리오가 자주 바뀌자 테이블세터까지 요동쳤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kt로 이적한 이진영의 방망이도 날카롭지 못했다. 득점권 타율이 2할5푼에 머물렀다. 올해 주전급 선수 중 득점권 타율이 3할 이상은 박용택(0.357) 한나한(0.345, 중도 퇴출) 뿐이다.

2016시즌 LG 타선도 올해와 겉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포수 정상호가 FA로 가세했다. 정상호가 주전 자리를 꿰차더라도 타순은 하위 타선(6~9번)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정상호에게 공격적인 부분을 크게 기대할 수도 없다.


LG 양상문 감독
결국 기존의 이병규(7번) 정성훈 오지환 임 훈 양석환 등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또 두번째 시즌을 맞는 외국인 선수 히메네스에게 거는 기대치도 커질 수밖에 없다. 히메네스는 올해 시즌 말미에 타석에서 빼어난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군제대 후 복귀한 이천웅 정주현 등의 깜짝 활약도 예상할 수 있다.

양상문 감독은 새 시즌 준비를 앞두고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선수들에게 주문하고 있다. LG의 홈인 잠실구장은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다. 다른 팀에 비해 홈런을 더 많이 치기 힘든 구조다. 결국 팀 상황에 맞는 야수들의 대처가 필요하다. 홈런 보다는 중장거리 안타, 공격적인 주루로 한 점이라도 더 뽑는 집중력이 요구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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