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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승왕' 오타니가 외야 수비 훈련 하는 이유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12-21 08:12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프리미어 12 준결승 일본과 한국의 경기가 열렸다. 7회초 2사 1루서 이대호를 내야 땅볼 처리 한 일본 오타니가 환호하고 있다. 도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1.19.

'괴물 투수' 오타니 쇼헤이(21)가 아닌 '외야수 오타니'를 다시 볼 수 있을까.

니혼햄 파이터스의 에이스 오타니가 내년 시즌 외야수 출전에 대비해 외야 수비훈련을 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2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때 외야수 글러브를 갖고 참가하겠다고 했다.

오타니가 투타 겸업 의지를 밝힌 게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지명타자'가 아닌 '외야수'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코칭스태프도 외야수 출전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것 같지는 않다. 부상 위험이 적고 체력 소모가 덜한 지명타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이 "내년 시즌에 오타니가 외야수로 출전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고 했지만, "외야 수비 훈련을 해서 손해볼 게 없다"는 게 오타니의 입장이다. 그는 코칭스태프가 외야수 훈련을 막지 않는다면, 계속하겠다고 했다.

투수와 타자, 두 가지 재능을 모두 갖고 있는 오타니는 포지션이 세분화한 현대 야구 흐름을 거부하는 선수다. 고교를 졸업한 2013년 메이저리그 진출을 뒤로 미루고 니혼햄에 입단할 때부터 투타 겸업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당시 구리야마 감독도 "타격이 투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투타 겸업을 응원하겠다"고 했다.

오타니는 지난 3년간 투수에 무게중심을 두고 타자로 출전해 왔다. 지난 시즌에는 두 자릿수 승과 함께 두 자릿수 홈런까지 기록했다. 니혼햄이 소속된 퍼시픽리그는 투수 타석에 지명타자가 나서는 지명타자제를 시행하고 있다.

투수와 야수를 겸업해 왔다고 해도 타자 역할이 줄고 있었다. 니혼햄 에이스를 넘어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한 오타니다.

프로 첫해인 2013년 49경기에 외야수로 나선 오타니는 지난해 8차례 외야 수비를 했다. 15승을 거두고 다승왕 타이틀을 차지한 올해는 외야수로 출전한 경기가 없다. 여전히 대다수 야구 전문가들이 "메이저리그에 가려면, 투수로서 성공하려면 투수에만 전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오타니는 투타 겸업 의지가 확고하다. 시속 160km 공을 던지는 '외야수 오타니'를 내년 시즌에 다시 볼 수 있을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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