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불펜진 다시 짜야하는 SK의 고민, 대안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12-04 08:29


SK는 정우람과 윤길현의 이탈로 새 마무리를 찾아야 한다. 현재로선 마무리 경험이 풍부한 박희수가 유력한 후보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SK 와이번스는 이번 FA 시장에서 전력 손실이 컸다. 마무리 정우람과 셋업맨 윤길현을 잡지 못했다. 두 선수의 요구사항을 SK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지난해와 달리 내부 FA의 몸값에 대해 '적정선'을 넘지 않겠다고 공언한 SK지만 우선협상기간 마지막 날 밤까지 이 둘을 붙잡기 위해 공을 들였다. 그러나 모두 허사였다. 시장가치를 알아보겠다고 했던 두 선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팀과 계약을 했다.

정우람은 한화 이글스와 4년간 보장액 84억원, 윤길현은 롯데 자이언츠와 4년간 보장액 38억원에 각각 도장을 찍었다. SK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었다. '두 선수중 한 명이라도 잡아야 했다'는 아쉬움도 나왔지만, SK로서는 최선의 협상 자세를 보여줬기에 후회는 하지 않는다.

과연 두 선수의 공백을 어떤 방법으로 메울 수 있을까. 어느 팀이든 확실한 불펜 원투펀치는 선발 에이스나 중심타자 못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당장 외부 영입으로 공백을 메우긴 힘들어 보인다. SK는 내부 FA 가운데 정우람 윤길현, 포수 정상호 등 3명을 내보냈기 때문에 보상선수로 3명을 받을 수 있다. 즉 한화, 롯데, LG로부터 보호선수 20명 이외의 한 명을 각각 데려올 수 있다. 하지만 당장 불펜의 핵심전력으로 삼을 수 있는 선수를 이들 세 팀이 내놓을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 보호선수는 마땅한 방법이 되지 못한다는 뜻이다. SK는 또 3명의 외국인 선수 구성도 이미 마쳤다.

결국 외부에서 데려올 수 있는 시나리오는 트레이드 밖에 없다. 그러나 트레이드를 통해 즉시 전력감을 얻기는 힘들다. 중량감있는 선수를 카드로 내주지 않는 이상 실현 가능성이 없다.

결국 방법은 한 가지, 내부 자원을 활용하는 수 밖에 없다. 선발 요원중 한 명을 불펜으로 보직을 바꾸거나, 기존 불펜 시스템을 대폭 바꿔야 한다. SK는 김광현과 켈리, 세든, 윤희상, 박종훈 등이 선발 후보들이다. 이 가운데 마무리로 돌려도 좋을 만한 투수는 딱히 없다. 몇 년전 김광현의 마무리 전환이 내부적으로 검토되기는 했지만, 경험적으로 어울리지 않는데다 반대 의견이 많아 현실화되지 못했다.

결국 불펜진 개편 밖에 방법이 없다. 마무리 경험이 있는 박희수가 유력 후보다. 박희수는 마무리 경험이 있다. 지난 2013년 24세이브에 평균자책점 2.27을 올렸고, 2014년에는 13세이브에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했다. 올해 정우람이 돌아오기 전 SK의 마무리는 박희수였다. 그러나 박희수는 2014년 후반기부터 이런저런 부상에 시달리며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올시즌 지난 8월 17일 1군에 복귀한 박희수는 14경기에서 10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부상 이전의 구위를 회복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따라서 이번 겨울 몸을 어떻게 만드는가, 전지훈련서 마무리 감각을 얼마나 빨리 되찾는가가 관건이다.

올해 전천후 불펜투수로 활약한 전유수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전유수는 올해 묵직한 구위를 뽐냈고, 경험도 풍부하다. 66경기에서 3승6패,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4.40을 올리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탰다.

물론 두 선수 말고 새로운 인물을 발탁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모험에 가깝다. 전지훈련서 마무리로 즉시 쓸 수 있는 재목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다. 그러나 SK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모두 염두에 두고 있다. 기존 불펜진을 활용할 수도 있고 새로운 마무리를 찾는 작업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래저래 SK의 불펜진에는 물음표가 달릴 수 밖에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