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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는 이번 FA 시장에서 전력 손실이 컸다. 마무리 정우람과 셋업맨 윤길현을 잡지 못했다. 두 선수의 요구사항을 SK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지난해와 달리 내부 FA의 몸값에 대해 '적정선'을 넘지 않겠다고 공언한 SK지만 우선협상기간 마지막 날 밤까지 이 둘을 붙잡기 위해 공을 들였다. 그러나 모두 허사였다. 시장가치를 알아보겠다고 했던 두 선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팀과 계약을 했다.
결국 외부에서 데려올 수 있는 시나리오는 트레이드 밖에 없다. 그러나 트레이드를 통해 즉시 전력감을 얻기는 힘들다. 중량감있는 선수를 카드로 내주지 않는 이상 실현 가능성이 없다.
결국 방법은 한 가지, 내부 자원을 활용하는 수 밖에 없다. 선발 요원중 한 명을 불펜으로 보직을 바꾸거나, 기존 불펜 시스템을 대폭 바꿔야 한다. SK는 김광현과 켈리, 세든, 윤희상, 박종훈 등이 선발 후보들이다. 이 가운데 마무리로 돌려도 좋을 만한 투수는 딱히 없다. 몇 년전 김광현의 마무리 전환이 내부적으로 검토되기는 했지만, 경험적으로 어울리지 않는데다 반대 의견이 많아 현실화되지 못했다.
올해 전천후 불펜투수로 활약한 전유수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전유수는 올해 묵직한 구위를 뽐냈고, 경험도 풍부하다. 66경기에서 3승6패,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4.40을 올리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탰다.
물론 두 선수 말고 새로운 인물을 발탁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모험에 가깝다. 전지훈련서 마무리로 즉시 쓸 수 있는 재목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다. 그러나 SK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모두 염두에 두고 있다. 기존 불펜진을 활용할 수도 있고 새로운 마무리를 찾는 작업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래저래 SK의 불펜진에는 물음표가 달릴 수 밖에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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