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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시즌 한화 이글스의 모습은 한국판 뉴욕 양키스일까, LA 다저스일까.
야구인들은 이 같은 한화의 과감한 투자를 아주 이례적인 현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3년 연속 FA 시장에서 '큰 손' 노릇을 하는 구단이 그 동안은 없었기 때문이다. 보통은 '미래'를 염두에 둔 내부 육성, '올해'에 포커스를 맞춘 외부 영입의 균형을 맞추려 한다. 516억원은 웬만한 구단의 2년 운영비와 맞먹는 액수이므로 상당한 부담이 따르기도 하다. 하지만 한화는 김성근 감독의 강력한 요청에다 모기업에 아낌없는 투자가 있었다. 줄곧 하위권에 맴돌고 있는 팀 체질 변화를 위해 수장과 구단 수뇌부가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쯤 되면 메이저리그 빅 마켓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가 떠오른다. 보스턴 레드삭스, 텍사스 레인저스와 함께 막강한 자금력으로 '대어'들을 싹쓸이 하는 구단이 양키스와 다저스이기 때문이다. 다만 천문학적인 투자에도 두 팀의 희비는 엇갈렸다. 양키스가 그나마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낀 반면, 다저스는 27년 동안 우승이 없다.
물론 양키스는 최근 들어 투자 대비 효율이 급격히 떨어진 모습이다. 2013시즌 이후 일본 출신 다나카 마사히로(7년 1억5500만 달러)를, 보스턴에서 뛰던 제이코비 엘스버리(7년 1억5300만)를 데려왔지만 2014년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했다. 또 올해 가을 야구에서도 역시 재미를 못 봤다. 그러나 다저스에 비하면 사정이 낫다. 양키스는 2009년 우승이라도 한 반면 다저스는 엄청난 투자에도 매번 가을 야구에서 고배를 마시고 있는 탓이다.
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다저스는 올해도 상당한 사치세로 물 것이라고 한다. 사치세는 40인 선수단 연봉 총액이 1억8900만 달러를 넘으면 발생하는데, 다저스의 올 시즌 연봉 총액은 2억 9830만 달러. 양대 리그를 통틀어 1위다. 다저스는 2012년말 NBA 스타 매직 존슨을 얼굴마담으로 내세운 구겐하임 그룹이 인수한 뒤 대대적인 투자를 벌였다. 미국 야구 통계 사이트인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에 따르면 2012년 연봉 총액은 1억2910만 달러로 전체 8위, 2013년 2억3690만 달러로 2위, 지난해에는 2억5730만 달러로 양키스를 제치고 1위였다. 그러나 3년 연속 지구 우승에 만족했을 뿐, 최종 승자는 되지 못했다.
그렇다면 과연 2016년 한화의 모습은 양키스일까. 다저스일까. 최근 3년 간 465억원. 보상금까지 포함하면 500억원 이상을 아낌없이 푼 이글스는 오랜 숙원이던 고공 비행을 할 수 있을까. 멤버 구성만 놓고 봤을 때는 우승 후보가 확실하는 게 중론이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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