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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의 이번 스토브리그는 '정우람'과 '에스밀 로저스'로 요약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마운드 보강이 절실했다.
한화는 로저스를 에이스로 삼아 안정된 선발 로테이션을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한화는 로저스가 내년에도 에이스 역할을 해줄 것으로 잔뜩 기대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 가운데 로저스만한 폭발력을 보여줄 수 있는 투수도 사실 흔치 않다. 올해 후반기, 데뷔 시즌이 워낙 강렬했기에 내년 시즌 활약상에 대한 궁금증도 클 수 밖에 없다.
로저스는 지난 8월 6일 국내 무대에 데뷔했다. LG 트윈스전에서 9이닝 동안 3안타만 내주고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완투승을 올렸다. 데뷔전 완투승의 기세는 다음 경기인 8월 11일 kt 위즈전 완봉승으로 이어졌다. 10경기에서 6승2패, 평균자책점 2.97을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4번의 완투와 3번의 완투승, 한화는 류현진 이후 이만한 선발 에이스를 보유한 적이 없다.
과연 로저스는 내년 시즌에도 이같은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을까. 가까운 미래라도 결과는 알 수 없는 일. 그러나 워낙 강력한 구위를 지니고 있고, 국내 야구에 대한 검증을 마쳤다는 점에서 내년에도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KBS 이용철 해설위원은 "장점이 많은 투수다. 올해 짧은 시간 동안이었지만, 보여준 것은 그 이상이었다. 클래스가 다른 투수다. 구위 자체가 강점이고, 스피드와 로케이션, 구질의 다양성, 경기운영능력 등 나무랄데 없다. 'K피칭 능력', 즉 필요할 때 패스트볼이든 변화구든 위력적인 구위로 삼진을 잡아낸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평가하면서 "내년에는 긴 레이스를 해야 하니까 나름대로 데이터 활용이나 마음가짐 등에서 준비를 할 것이다. 15승 이상은 무조건 가능하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KBS N 스포츠 조성환 해설위원 역시 "구위로 봐서는 당연히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부상만 없다면 15승 이상 가능하다. 타선도 좋아졌고 정우람을 영입했으니 시너지 효과도 있지 않겠는가"라며 긍정적으로 예상했다. 이어 조 위원은 "제구가 낮은 쪽에서 형성되고 패스트볼 타이밍에 날카로운 변화구도 던진다는게 장점"이라면서도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을 어떻게 다스리느냐, 또 풀타임 동안 투구수 조절을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저스는 국내 무대에서 올해 3개월 동안 10경기를 던진 것이 전부다. 내년이 사실상 첫 풀타임 시즌이 된다. 6~7개월에 걸친 페넌트레이스를 어떻게 준비하고, 체력과 투구수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가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어쨌든 한화는 로저스가 15승 이상을 챙겨준다면 포스트시즌은 문제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로저스의 어깨에 한화의 운명이 걸려있다는 이야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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