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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아섭 참혹 포스팅, 미흡한 파워가 발목잡았나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5-11-24 15:44


'2015 프리미어12' 에 참가하고 22일 귀국한 삼성 차우찬, 김상수, NC 나성범, 롯데 손아섭, 황재균, 두산 오재원이 23일 충남 세종시에 취치한 32사단 훈련소에 입소했다. 이들은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군면제 혜택을 받았고 4주간의 기초 군사훈련에 임하게 된다. 세종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11.23/

롯데 손아섭이 믿기힘든 포스팅 결과를 손에 쥐었다. 손아섭에게 관심을 보인 메이저리그 팀은 한 곳도 없었다. 관심은 있는데 거액의 포스팅 금액이 부담됐는지, 애초부터 손아섭에게 관심조차 없었는지 알길은 없다. 결과적으로 미국내 여러 보도를 통해 알려진 400만달러, 500만달러는 꿈에 불과했다. 주위에서 들려준 '립서비스(?)'와 현실은 차이가 컸다.

왜 손아섭은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외면받았을까. 미흡한 파워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손아섭은 KBO리그 9시즌 동안 평균타율이 3할2푼3리에 달한다. 올시즌 초반에도 부상과 슬럼프를 겪었지만 타율을 쑥쑥 올려 3할1푼7리로 시즌을 마쳤다. 정확한 방망이 솜씨는 정평이 나 있다. 컨택트 능력은 리그 최상급이다. 하지만 홈런 숫자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시즌 18홈런이 개인최다. 단거리포에서 중장거리포로 진화했지만 단적으로 말해 메이저리그급은 아니다. 손아섭은 치명적인 단점을 여러 장점으로 극복하려 했지만 끝내 한계에 부딪혔다.

메이저리그가 큰 관심을 가졌던 강정호와 박병호가 좋은 예다. 파워라는 확실한 메리트가 있기에 지속적인 관심을 끌수 있었다. 강정호와 박병호를 보러온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인원과 손아섭을 보러 온 스카우트 인원은 상당히 큰 차이가 난다. 이를 통해 관심도를 간접적으로 체크해볼 수 있다.

강정호는 국내리그에서 지난해 40홈런을 날린 유격수다. KBO리그와 메이저리그의 수준차가 있지만 내야수로 이정도 파워는 찾아보기 힘들다. 강정호는 올시즌 막판 부상 불운에 시달렸지만 멋진 한해를 보냈다. 강정호를 잡은 피츠버그는 투자대비 최고 효과를 봤다. 타율 2할8푼7리 15홈런 58타점은 다음시즌 기대감을 키우기에 충분한 성적이다. 내야수비(유격수, 3루수)도 점차 메이저리그에 적응해 갔다.

강정호가 "파워는 나보다 낫다"라고 평가한 박병호는 여러 구단이 앞다퉈 포스팅에 참가했다. 대부분 1000만달러 이상을 적어냈고, 미네소타가 1285만달러 박병호와의 독점교섭권을 따낸 상태다. 50홈런 거포는 대죔터 달랐다. 손아섭은 자주 강정호와 소통하면서 빅리그에 대한 꿈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손아섭의 여러 장점보다는 부족한 파워에 더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내 현실도 파워를 갈구하고 있다. 약물파동이 몇차례 지나고 난뒤 홈런타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 외야수는 확실한 장타력을 겸비하지 않으면 버텨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손아섭은 빠른 발과 넓은 수비를 자랑하지만 메이저리그 외야수의 필수불가결 요소인 파워에 대한 아쉬움을 지우진 못했다. 틈새시장을 노려 백업 외야수 자리라도 꿰차려 노력했지만 완전 FA가 아닌 상황에서 포스팅금액까지 지불하면서 손아섭을 잡을 구단은 없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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