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손아섭이 믿기힘든 포스팅 결과를 손에 쥐었다. 손아섭에게 관심을 보인 메이저리그 팀은 한 곳도 없었다. 관심은 있는데 거액의 포스팅 금액이 부담됐는지, 애초부터 손아섭에게 관심조차 없었는지 알길은 없다. 결과적으로 미국내 여러 보도를 통해 알려진 400만달러, 500만달러는 꿈에 불과했다. 주위에서 들려준 '립서비스(?)'와 현실은 차이가 컸다.
강정호는 국내리그에서 지난해 40홈런을 날린 유격수다. KBO리그와 메이저리그의 수준차가 있지만 내야수로 이정도 파워는 찾아보기 힘들다. 강정호는 올시즌 막판 부상 불운에 시달렸지만 멋진 한해를 보냈다. 강정호를 잡은 피츠버그는 투자대비 최고 효과를 봤다. 타율 2할8푼7리 15홈런 58타점은 다음시즌 기대감을 키우기에 충분한 성적이다. 내야수비(유격수, 3루수)도 점차 메이저리그에 적응해 갔다.
강정호가 "파워는 나보다 낫다"라고 평가한 박병호는 여러 구단이 앞다퉈 포스팅에 참가했다. 대부분 1000만달러 이상을 적어냈고, 미네소타가 1285만달러 박병호와의 독점교섭권을 따낸 상태다. 50홈런 거포는 대죔터 달랐다. 손아섭은 자주 강정호와 소통하면서 빅리그에 대한 꿈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손아섭의 여러 장점보다는 부족한 파워에 더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내 현실도 파워를 갈구하고 있다. 약물파동이 몇차례 지나고 난뒤 홈런타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 외야수는 확실한 장타력을 겸비하지 않으면 버텨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손아섭은 빠른 발과 넓은 수비를 자랑하지만 메이저리그 외야수의 필수불가결 요소인 파워에 대한 아쉬움을 지우진 못했다. 틈새시장을 노려 백업 외야수 자리라도 꿰차려 노력했지만 완전 FA가 아닌 상황에서 포스팅금액까지 지불하면서 손아섭을 잡을 구단은 없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