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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국가대표' 정대현, 프리미어12가 그를 되살렸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5-11-19 11:24


야구대표팀이 14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시 티엔무구장에서 멕시코와 국가대항전 2015 프리미어 12 대회 조별예선 4차전 경기를 펼쳤다.
2승 1패를 기록 중인 대표팀은 멕시코전을 승리할 경우, 마지막 미국전에 상관없이 8강 진출을 확정하게 된다.
정대현이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타이베이(대만)=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11.14

요즘 정대현(37·롯데 자이언츠)을 두고 '직업이 국가대표'라고 칭한다. 그만큼 그는 태극마크를 오래 달고 있다. 15년 이상 됐다.

경희대 4학년이었던 2000년 시드니올림픽이 그 시작이었다. 그리고 현재 4강까지 오른 국가대항전 2015 프리미어 12 대회에 태극전사로 참가 중이다.

정대현이 참가한 대회에서 대표팀의 성적도 훌륭했다. 시드니올림픽 동메달,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기록했다. 쿠바와의 2008년 베이징올림픽 결승전 당시 1점차로 앞선 9회 1사 만루에서 율리에스키 구리엘을 병살타로 잡아낸 장면은 아직까지 팬들의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2년전 2013년 WBC 1차 예선 탈락은 옥에티로 남아 있다.

정대현은 이번 국가대표팀의 최고참이다. 시드니올림픽 동메달 멤버 중 유일하게 이번 대회까지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투수들 중 현재 은퇴(정민태 임선동 김수경 송진우 박석진 손민한 진필중 등)한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김인식 감독이 정대현을 발탁한 건 풍부한 경험 때문만이 아니다. 선동열 전 KIA 감독(투수코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정대현의 구위를 면밀하게 살핀 후 김 감독에게 적극 추천했다. 대회를 앞두고 가진 훈련에서도 정대현의 구위가 투수들 중 가장 좋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실제로 정대현은 이번 대회에서 외국인 타자들을 상대로 경쟁력이 있다는 걸 증명해보였다. 6경기 중 3경기(쿠바, 도미니카공화국, 멕시코)에 등판, 3⅔이닝 무안타 1볼넷 3탈삼진으로 무실점 호투했다.


야구대표팀이 14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시 티엔무구장에서 멕시코와 국가대항전 2015 프리미어 12 대회 조별예선 4차전 경기를 펼쳤다.
2승 1패를 기록 중인 대표팀은 멕시코전을 승리할 경우, 마지막 미국전에 상관없이 8강 진출을 확정하게 된다.
정대현이 9회 1사 2루 위기에서 양의지 포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타이베이(대만)=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11.14
언더핸드스로인 정대현의 독특한 투구폼과 변화무쌍한 구질은 중남미 선수들에게 여전히 낯설다. 상대 타자들은 정대현의 빠르지 않지만(140㎞를 잘 넘기지 않는다) 다양한 구종(직구 커브 슬라이더 싱커 등)에 제대로 타이밍을 맞히지 못한다. 또 공격적인 성향의 타자들에게 정대현의 스트라이크 같은 볼은 효과 만점이다.

정대현은 이번 대회를 통해 '충분히 쓸모가 있는 불펜 투수'라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그는 2014시즌 KBO리그 평균자책점이 4.07로 치솟으며 흔들렸다. 타자들이 정대현의 공을 만만하게 보기 시작했다. "이제 정대현도 한물 갔다"는 얘기까지 돌았다. 당시 정대현의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

지금 그의 컨디션은 매우 좋다. 아픈 데가 없기 때문이다. 그에게 나이는 무의미하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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