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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이다. 현 시점에서 대한민국이 낼 수 있는 최고의 선발 카드다.
그는 4일 서울 고척돔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선발로 등판, 구위를 점검했다. 3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는 이미 준비가 끝났다. 그는 "일본도 나를 잘 알지만, 나도 일본전 경험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패가 한 번 있었지만, 일본 타자들에 대한 나름의 분석도 하고 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자신감이 깔려 있었다.
결국 1회 우치카와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2회에 던진 느린 슬라이더를 무라타가 3점포로 연결했다.
당시의 아픈 경험은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그는 대한민국 최고의 파워피처다. 타자를 압도하는 거친 폼과 높은 타점에서 릴리스 포인트가 형성된다. 150㎞를 육박하는 패스트볼과 주무기 슬라이더가 있다.
릴리스 포인트가 위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그의 슬라이더는 횡으로 휘면서 종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문제는 130㎞대 후반의 슬라이더와 패스트볼의 조합만으로 일본 타자의 정교함에 걸려들 수 있다는 점이다. 타자 입장에서 패스트볼과 빠른 슬라이더는 같은 포인트에서 조절이 가능하다. 커브나 체인지업과 같은 느린 구종이 아니기 때문에 타격 타이밍에 혼란을 주지 않는다. 때문에 일본 타자들은 정교한 커트능력으로 김광현을 괴롭힐 수 있다. 2009년 일본 타자들이 김광현을 괴롭힌 패턴이다.
때문에 김광현은 그동안 체인지업과 커브를 간간이 섞었다. 완벽하진 않지만, 확실히 타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더욱 고무적인 부분은 슬라이더의 구속 변화다.
쿠바전 기록지에는 슬라이더의 구속 폭이 최고 142㎞에서 최저 127㎞까지 나왔다. 올 시즌 중에도 이런 슬라이더 구속 폭을 보기는 쉽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실에 들어온 김광현은 "일부러 구속의 변화를 줬다"고 했다.
이날 김광현의 슬라이더는 마치 또 다른 구종을 품고 있는 것 같았다. 130㎞ 후반대의 슬라이더는 매우 예리하면서 짧은 각을 형성했다. 매번 보던 김광현의 슬라이더다. 하지만, 120㎞ 후반대의 공은 순간 커브로 착각할 정도로 낙폭이 컸다. 완급조절의 효과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6년 전과 김광현은 확실히 다르다. 김광현이 일본의 강타선을 어떻게 처리할까.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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