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이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포스팅으로 1285만달러(약 148억원)를 받게 됐다. 넥센은 포스팅 금액에 상관없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고,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포스팅을 수용했다. 넥센은 4년만에 박병호로 투자대비 10배를 넘게 번 셈이 됐다. 선수보는 안목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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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메이저리거 박병호가 프리미어12에 대비,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7일 오후 일본 삿포로에 위치한 니혼 햄 실내연습장에서 공식 훈련을 가졌다. 삿포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1.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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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은 박병호를 2011년 LG에서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그해 박병호의 연봉은 4200만원. 넥센으로 이적한 뒤 13홈런을 치며 분전한 박병호의 2012년 연봉은 6200만원. 2012년 박병호는 31홈런을 터뜨리며 홈런왕에 등극했다. 2013년 연봉은 2억2000만원으로 수직상승했다. 2년연속 홈런왕으로 2014년 5억원, 3년연속 홈런왕으로 올해 7억원을 받았다. 넥센이 박병호에게 연봉으로 지급한 돈은 14억8200만원이다. 이번 포스팅 금액의 딱 10분의 1 수준.
물론 박병호가 보여준 맹활약을 제외한 계산이다. 박병호는 부동의 4번타자로 활약하며 자신의 몸값 이상의 활약을 매년 펼쳤다. 홈런왕으로 얼굴마담을 자청하며 팬들을 구장으로 불러모으며 마케팅 최전선에 섰으며 박병호를 중심으로한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앞세워 넥센은 3년 연속 가을야구를 했다. 좋은 성적은 구단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첫 번째 조건이다. 히어로즈가 넥센 타이어와의 네이밍 스폰서십 재계약에서 기존 금액의 배 이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복합요인이 작용했다.
넥센은 박병호를 영입하면서 10배가 훨씬 넘는 고수익 사업을 한 셈이다. 이제 포스팅 금액으로 막판 대박을 쳤다. 박병호 공백을 감안하면 걱정이 없는 것도 아니었지만 시간이 지나도 박병호를 묶어둘 여건도 아니었다.
2011년 트레이드 당시만 해도 넥센은 큰 비난을 받았다. 송신영과 김성현을 LG에 주고 심수창과 박병호를 받았다. 베테랑 중간투수였던 송신영과 영건 선발투수인 김성현을 내주고 불운의 아이콘 심수창과 만년 유망주 박병호와 바꾼 트레이드. 넥센 팬들은 뒷돈이 오간 트레이드로 규정, 구단이 또다시 선수장사를 한다며 몰아붙였다.
반면 이장석 넥센 대표는 훗날 당시 트레이드를 떠올리며 "박병호가 아니면 안된다고 못박았다. 뭔가 해줄 선수라는 강한 믿음이 있었다"고 했다. 제대로된 선택이었음이 밝혀지는데는 채 일년이 걸리지 않았다. '탈LG 효과'가 아닌 히어로즈 구단의 탁월한 안목과 박병호의 절치부심이 빚어낸 결과로 봐야 한다.
선수가 성장해 활약을 펼치면 먼저 선수 자신의 가치가 높아지고, 팀성적이 좋아지면서 사령탑은 명장이 된다. 구단은 마케팅과 구단가치 상승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다. 더불어 상당한 수익까지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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