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는 실전에서 던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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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말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한화 이글스 우완 선발 이태양이 순조롭게 재활을 진행중이다. 이태양은 "2월에는 실전에 등판하도록 몸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은 올해 3월 시범경기 때 공을 던지는 이태양.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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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태양'이 먹구름에 가린 적이 있었다. 중천에 떠올라 온누리에 환한 빛을 비추기 직전. 먹구름이 하도 짙어 태양은 그 환한 얼굴을 내밀지 못할 듯 했다. 그러나 참고 견디면 언제고 기회는 다시 온다. 먹구름이 슬슬 걷히고 있다. 그 사이로 조금씩 빛이 새어 나온다. 환하게 떠오를 날이 머지 않았다.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한화 이글스 이태양(25)이 건강하게 일어서고 있다. 내년 2월 실전 경기 등판을 목표로 초겨울 구슬땀을 쏟아내는 중이다.
이태양은 현재 대전구장에서 홍남일, 김회성 트레이닝 코치의 집중 관리 아래 재활 훈련을 진행 중이다. 지난 4월28일에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6개월이 지난 시점. 상당히 빠른 속도로 회복이 됐다. 사실상 수술 후 기초 재활 과정은 거의 종료됐고, 이제는 이제는 정상적인 투구 훈련 시작을 앞두고 있다. 이태양은 "처음에는 수술 부위 통증이 무척 심했어요. 하지만 수술을 받아본 여러 선배들이 통증에 익숙해져야 재활이 빠르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파봤자 수술받기 전보다 아프겠나'하는 마음으로 참겨 견뎠죠"라며 재활 기간에 힘들었던 점을 살짝 밝혔다.
그러나 사실 이런 말은 이태양이 견뎌낸 어려움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지난해 한화의 깜짝 스타로 등장한 이태양은 30경기에 나와 7승(10패) 평균자책점 5.29로 활약했다. 그리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뽑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태양에게는 환하게 펼쳐진 봄날 꽃길만 이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이미 아시안게임 무렵부터 팔꿈치가 아파왔다. 나중에는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아팠다. 공을 던지는 것은 고사하고, 힘껏 쥐는 것도 힘들었던 때가 있었다. 결국 이태양은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20대 이태양에게 이런 좌절은 큰 시련이었다. 그러나 이태양은 얼굴을 찌푸리지 않았다. 늘 환하게 웃으며 상황을 받아들였다. 이태양은 "다른 투수 선배들도 수술 받고나서 또 잘 이겨내셨잖아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저도 이겨낼 수 있다고 다짐했어요. 아파도 꾸준히 훈련하니까 점점 나아지는 것 같더군요"라고 말했다.
다행스럽게도 이태양은 성공적인 수술 이후 재활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5~6m 앞에 그물망을 세워두고 공을 던지는 단계까지 마쳤다. 이는 단계별 투구프로그램(ITP, Interval Throwing Program)의 직전 단계다. 이태양은 "가볍게 던지는 것부터 시작해서 70~80%의 힘을 줘보기도 했어요. 처음에는 50개부터 시작해 지금은 70개 정도까지 던지게 됐죠. 오랜만에 공을 던져보니까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어요"라고 했다.
이제 이태양은 ITP 단계에 들어간다. 실질적으로 투구 훈련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의 목표는 내년 스프링캠프에 정상적으로 참여하는 것. 그래서 2월 오키나와에서 다른 팀과의 연습경기에 등판하는 것이다. 물론 몸상태에 따라 재활 시기는 조율될 수 있다. 그러나 일단 이태양은 '2월 실전 등판'이라는 확고한 목표를 설정해뒀다. 어려운 재활과정을 힘차게 극복하기 위해서다. 이태양은 "욕심을 내지는 않겠지만, 2월에는 실전에서 공을 던져보고 시즌 개막때는 정상적으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네요"라며 단단한 각오를 밝혔다. 한화의 '태양'은 잃었던 빛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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