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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과 삼성의 경가 열렸다. 4회초 삼성 피가로가 교체되고 있다. 대구=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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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6이닝은 던지는 투수였는데….'
프로야구 선발투수가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좋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런데 시즌 내내 안정적인 투구를 하던 선수가 정작 중요한 순간 부진하다면, 이를 지켜보는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의 마음은 얼마나 타들어갈까. 삼성 외국인 투수 알프레도 피가로가 한 순간 영웅에서 역적이 될 뻔 했다. 하지만 팀이 기적같은 역전승을 거둬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피가로는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나섰다. 단기전 1차전 승패의 중요성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특히, 도박 스캔들로 3명의 주축 투수를 잃은 삼성 입장에서는 그 어떤 한국시리즈보다 이번 1차전 승리가 간절히 필요했다.
피가로의 어깨에 모든 게 걸려있었다. 하지만 피가로가 그 무게를 견뎌내지 못했다. 시즌 막판 어깨 피로 누적으로 제대로 된 공을 던지지 못했는데, 오랜 시간을 쉬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위가 살아나지 않았다. 150㎞가 넘던 불같은 강속구는 온 데 간 데 없었고, 제구도 엉망이었다. 1회 2점, 2회 3점을 상대에 내줬다. 3⅓이닝 10피안타 6실점 최악의 부진. 하마터면 완패의 원흉이 될 뻔 했다.
피가로는 올 정규시즌 25번 선발로 등판했다. 그 중 24경기 6이닝 이상 투구를 했다. 승패를 떠나 선발로서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는 자체가 대단했다. 딱 1번 7월22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4⅓이닝 투구를 했는데, 그것도 경기 도중 나지완을 상대로 헤드샷을 던져 퇴장을 당해 조기 강판된 경우였다.
계속 얻어맞는데 6이닝을 세울 수 없다. 잘던졌기에 매경기 6이닝 이상씩 버틸 수 있었다. 그랬던 '6이닝 보증 수표' 피가로가 정작 가장 중요한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투구를 했다. 삼성이 4전 전승으로 우승하지 않는 한, 피가로가 1번 더 선발로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그 때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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