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결단이다. 다음 경기를 볼 수 있는 여유도, 그럴 필요도 없다. 포스트 시즌 무대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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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선발 좌완 유희관은 3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2⅓이닝 6안타 1탈삼진으로 4실점. 한마디로 실망스러웠다.
그는 타자의 몸쪽을 효과적으로 이용하지 못했다. 유희관의 투구수 64개 중 절반 이상이 바깥쪽으로 향했다.
유희관의 투구 패턴은 금방 NC 타자들에게 읽혔다. NC 타자들은 몸쪽을 버리고 타격 포인트를 바깥쪽으로 맞추고 나왔다.
유희관은 1회 선두 타자 박민우에게 2루타를 맞았다. 바깥쪽 직구였다. 테임즈는 유희관의 바깥쪽 커브를 끌어당겨 안타로 만들었다.
2회, NC 손시헌은 유희관의 바깥쪽 싱커를 받아쳤다.
유희관은 바깥쪽 승부에서 안타를 맞으면서도 몸쪽에 공을 뿌리는데 인색했다.
그는 구속과 구위로 타자를 윽박지를 수 있는 '파이어볼러'가 아니다. 직구 스피드가 130㎞초반에 머물렀다. 변화구는 100~120㎞대를 찍었다. 유희관이 정규시즌에 커리어 하이인 18승을 올릴 수 있었던 건 면도날 같은 제구와 완급 조절 그리고 타이밍 싸움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강타자들도 그의 좌우 코너워크와 구속 조절에 말려 타이밍이 흔들렸다.
그런데 유희관이 타자 몸쪽 공략에 실패하자 고전이 불가피했다. 바깥쪽만을 의도적으로 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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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관은 2-1로 리드한 3회, 박민우 김종호 테임즈에게 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모두 좌타자의 바깥쪽에 공을 던졌다가 맞았다. 박민우는 슬라이더, 김종호와 테임즈는 직구를 받아쳤다. 실투라고 보기 어려운 공이었다. 하지만 이미 공이 날아오는 방향을 읽고 있는 타자들에게 유희관의 공은 구질과 상관없이 손쉬운 먹잇감이 되고 말았다. 이날 주심 나광남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은 몸쪽 보다 바깥쪽이 좁아보였다. 그게 유희관을 더욱 힘들게 했다.
유희관이 좌타자에게 몸쪽 승부를 꺼린 이유는 그의 싱커를 효과적으로 던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싱커는 좌타자의 몸쪽으로 꺾이는데 제구가 잘 안 될 경우 사구와 장타의 위험이 크다. 직구 역시 스피드가 떨어지기 때문에 몸쪽에 던질 경우 장타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NC 선발 우완 손민한은 위기 때마다 두산 타자들의 스트라이크존 몸쪽 높은 곳을 공략해 재미를 봤다. 유희관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잠실=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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