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원정 불법도박 의혹 선수들을 한국시리즈에서 제외시키겠다고 밝혔다. 20일 기자회견장에 나선 김인 삼성 라이온즈 사장은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굉장히 억울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은 혐의가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국민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한 대응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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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원정도박, 특히 이번 사건같은 '정킷방(개인이나 단체가 임대해 운영하는 VIP카지노)'은 그 핵심이 환치기 수법에 있다. 외환관리법을 피해나가기 위해 한국에서 송금하고 현지에서 외화를 빌리거나 받아서 도박을 하는 것이다. 불법이었음을 몰랐다는 것은 애초부터 말이 안된다.
선수들에게 관련 교육을 하는 것은 필수다. 프로야구에 발을 디디는 스무살 어린 선수들에게 해서는 안되는 일에 대한 명확한 주지와 이에 대한 부작용과 벌에 대해 알려줘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잘못된 일임을 알고도 하니 문제다. 도박처럼 심각한 중독성이 있는 사안은 별도의 교육이 필요하지만 이마저도 실효성이 있을 지는 의문이다.
소유한 논이 많아지면 잡초도 늘어나는 법이다. 쌀은 취하고 쭉정이는 버리면 된다. 여러 일탈행위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선수들 입장에서도 안타까운 것은 있다. 선수들은 어려서부터 야구 외에는 다른 문화를 접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사회성을 키울 여건도 그렇다. 연봉을 많이 받고 더 많은 인기를 누린다고 해서 더 높은 도덕적 잣대를 들이댈 수도 없다. 하지만 여러 문화를 접해야만 바르게 사는 것은 아니다. 이미 우리사회가 필요한 규범은 유치원에서 대부분 배우지 않는가.
교육효과가 없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나쁜 길로 빠지는 것은 개인 차가 크게 좌지우지한다. 성인의 삶 결정권에 관한 한 더욱 그렇다. 안고 갈 것은 가져가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다행인 것은 야구 인기는 높고, 실력있는 유망주들은 꾸준히 프로야구의 문을 두드린다는 점이다. 환부를 도려내는데 주저할 필요가 없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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