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결단이다. 다음 경기를 볼 수 있는 여유도, 그럴 필요도 없다. 포스트 시즌 무대는 그렇다.
넥센 히어로즈 포수 박동원은 실점을 막겠다는 의욕이 강했다. 주자를 잡아내기 위해 부상을 유발할 수도 있는 위험한 움직임까지 보여줬다. 그 승부욕은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포수로서는 해서는 안 될 실수를 했다. 공을 정확히 잡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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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홈 충돌이 발생했다. 여기서 박동원의 실수가 나왔다. 2-2로 맞선 두산의 공격. 1사 만루에서 오재원이 짧은 뜬공을 쳤다. 약간 짧은 타구. 넥센 중견수 이택근이 앞으로 달려나오며 공을 잡아 재빨리 홈으로 던졌다. 3루 주자 김현수도 그 순간 스타트를 끊었다.
타이밍 상으로는 아웃이 될 확률이 높았다. 박동원은 공이 오기 전에 이미 3루 파울라인을 양 다리 사이에 둔 채 자리를 확실히 잡고 있었다. 김현수의 진로를 막아 아웃 확률을 높이려는 행동. 공을 잡으면 자동 태그가 이뤄질 수 있다. 위험한 동작이지만, 긴박한 승부처이니 이해도 된다. 비난할 수만은 없다. 실제로 많은 포수들이 이런 움직임을 보인다.
하지만 마무리가 나빴다. 김현수는 박동원의 블로킹에 거침없이 몸을 던졌다. 이 상황에서 주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위다. 충돌 과정에서 포수가 공을 떨어트릴 수도 있기 때문. 실제로 충돌 이후 공은 옆으로 굴렀다. 충돌 과정에서 떨어트린 것도 아니었다. 김현수를 의식하다가 박동원이 미트에 공을 정확히 넣지 못한 것이다. 쓰러진 김현수는 홈을 다시 한번 손바닥으로 치며 확실하게 점수를 냈다. 승기를 두산에 내준 박동원의 치명적 실수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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