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구단 A단장은 최근 감독 선임에 대한 애로사항을 털어놓은 바 있다. "적당한 인물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매번 적임자를 선별, 구단 고위층에 보고하는 것도 상당한 고충이다. 코치 시절부터 수년간 인재라고 봐왔던 이들도 막상 감독이 되면 돌변하는 경우가 많다. 사령탑이 그만큼 스트레스를 받는 자리임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감독이 될만한 인물들의 집단인 '인재 풀(POOL)'이 너무 작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이같은 고민은 젊은 감독들에게 점점 더 많은 도전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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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프로야구 감독 시장에서 나이 변수가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야구의 특수성과 SNS 등 양방향 소통의 발달 등 미디어 환경 변화 때문이다. 미국야구는 감독이 모든 것을 책임지진 않는다. 책임은 막중한 권한에서 나온다. 메이저리그는 프런트와 현장의 경계가 명확하다. 감독 하나 바꾼다고 팀이 바뀐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팀을 바꾸려면 맨먼저 투자고민부터 한다.
일본야구는 감독의 야구다. 감독은 선수선발과 공급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부분에 관여한다. 하지만 일본야구는 한국보다 계약기간을 잘 지켜준다. 일본야구 뿐만 아니라 일본축구도 대표팀 감독은 특별한 결격사유만 없으면 기간을 채운다. 이에 비하면 한국 프로감독은 종목을 막론하고 파리목숨이다. 누군가는 부진한 성적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정서가 강하고, 그 화살은 정면으로 감독을 향한다.
다양한 미디어와 SNS의 발달 등 의견공유 시스템이 거대해지면서 감독의 작전 실수 등은 실시간으로 물어뜯긴다. 그 몰아붙이는 강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부담을 느낀 구단 역시 방파제 역할에 한계를 절감할 수 밖에 없다.
팬들의 눈높이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감독 선임 이전단계부터 이런 저런 조건을 들어 후보들은 도마에 오른다. 젊은 감독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아직 성적표를 받아본 적이 없다. 그 누구도 섣부른 평가를 할 수 없다. 젊음은 기대감도 내포하고 있다. 미래지향적으로 비칠 수도 있다.
예전에도 발탁인사는 많았다. 오래 살아남으면 명장이 되고, 그전에 내침을 당하면 야인생활이 길어지기도 했다. 향후 그 사이클이 더 짧아질 것으로 보인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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