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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궤도 찾아가는 손승락. 비결은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5-09-20 10:39


2015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16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넥센 손승락이 6회부터 등판해 공을 뿌리고 있다. LG는 선발투수로 시즌성적 7승 9패 방어율 3.92의 우규민을 내세웠다. 넥센에서는 1패 방어율 8.31의 오재영이 선발 등판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9.16/

넥센 마무리 손승락이 돌아온 것일까. 일단 최근 2경기 성적만 놓고 보면 그렇다.

손승락은 8월 들어 주춤했다. 9경기에서 3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이 무려 11.57이나 됐다. 가장 큰 문제는 제구였다. 공이 잇따라 한 가운데로 몰렸다. 볼넷보다 방망이 중심에 맞아 나가는 타구들이 코칭스태프를 불안하게 했다.

그는 작년까지 직구, 컷 패스트볼(커터)만 던져 2년 연속 구원 1위를 차지했다. 2013년에는 46세이브를 기록하면서 마무리 투수 최초로 골든글러브의 영예까지 안았다. 비결은 역시 제구였다. 좌우 타자 가리지 않고 공격적인 몸쪽 승부를 했다. 스트라이크 좌우 폭을 넓게 썼다. 그 결과 리그에서 손승락의 공을 정타로 연결한 타자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았다. 의도와 다르게 스트라이크존 한 복판으로 공이 들어갔다. 이에 따라 구종을 다양하게 가져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도 "승락이는 포스트시즌에서 해줘야 할 역할이 많은 선수"라며 "다른 구종이 장착되면 상대가 쉽게 공략하기 힘들 것이다. 결국 본인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변화는 곧 찾아왔다. 지난 16일 목동 LG전에서 슬라이더 구사율을 부쩍 늘린 것이다. 6회부터 중간 계투로 나온 그는 이날 총 22개의 공을 던졌다. 직구 15개, 슬라이더 7개, 커터 1개다.

슬라이더는 커터보다 느린 대신 휘는 각이 크다. 종으로 떨어지는 것이 이상적인데, 최근에는 조무근(kt)의 슬라이더가 아주 위력적이라고 한다. 손승락은 그 간 슬라이더를 많이 안 던졌기 때문에 사실 실전에서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할지 의문이었다. 선수 본인도 박빙의 승부에서 가장 자신 있는 구종으로 승부하고 싶어했고, 슬라이더에 대한 자신감이 크지 않기 때문에 직구 또는 커터를 택했다.

그런데 이날 슬라이더는 생갭다 큰 위력을 발휘했다. 130㎞ 초반대의 변화구에 타자들이 타이밍을 빼앗기는 모습이 역력했다. 대표적으로 7회초 양석환(LG)은 거푸 들어온 4개의 슬라이더에 눈이 익은 탓인지, 바깥쪽 커터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4~5㎞ 속도 차이가 만든 삼진이었다.

지난 18일 잠실 LG전도 그랬다. 직구, 커터, 슬라이더에다가 포크볼까지 던지며 위기를 돌파했다. 그는 7-5이던 8회말 무사 1,2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2이닝 무안타 무실점 피칭으로 시즌 22세이브를 기록했다. 8회 선두 타자 최경철의 번트 때 선행주자를 3루에서 잡았고, 대타 채은성은 헛스윙 삼진, 곧이어 1루 주자 최경철의 도루 실패로 이닝을 끝냈다. 9회에도 3명의 타자를 간단히 요리하며 모처럼 세이브를 챙겼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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