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박석민이 KBO 역사에 남을 기록을 세웠다.
5번-3루수로 선발출전한 박석민은 1회초 좌월 투런포를 치며 데뷔 첫 100타점을 넘겼고 4-6으로 뒤진 3회초엔 역전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5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으로 걸어나간 박석민은 타순이 한바퀴 돌아 13-6으로 앞선 1사 만루서 타석에 나와 상대 투수 김성배로부터 풀카운트 승부끝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투런, 스리런, 만루홈런을 치며 솔로포만 더하면 KBO는 물론 전세계에서 최초로 사이클링 홈런을 기록할 수도 있는 상황. 역대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 한국 KBO리그에서 사이클링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없었다. 미국 마이너리그 더블 A에서 타이론 혼이 1998년에 친 것이 유일한 기록으로 남아있다. 자연스럽게 박석민의 타석에 팬들의 눈길이 모아졌다.
17-7로 크게 벌어지며 삼성은 주전선수들을 하나둘씩 빼기 시작했으나 박석민은 그대로 출전했고, 9회초 마지막 기회를 맞았다. 게다가 선두타자로 나서 솔로홈런을 칠 수 있는 찬스였다. 롯데도 박석민과 정면승부를 펼쳤다. 롯데 투수 구승민은 박석민에게 전혀 공을 빼지 않고 승부를 했고, 박석민은 유격수앞 땅볼로 아웃. 자신의 생애 두번째 만루홈런까지 나왔지만 대기록 앞에서 가장 많이 쳤던 솔로포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박석민은 경기 후 "오늘은 일기를 써야할 날이다"라며 "한경기 홈런 3개친 것도 처음인데 최다 타점 신기록까지 세웠다. 내 인생의 경기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만루 때 타석에 들어가면서 홈런을 치면 최다 타점 신기록이란 걸 알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안타 3개 치기도 힘든데 설마했다. 마음 편하게 먹고 타점을 앞에 놓고 스윙한게 홈런이 됐다"며 만루홈런을 친 상황을 설명.
7회와 9회 사이클링 홈런을 노렸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7회엔 주자가 나가지 말라고 빌기도 했었다"는 박석민은 "사이클링 홈런이 마이너리그에서 한번 나왔다는 것을 들었다. 욕심을 냈는데 역시 쉽지 않더라"며 웃었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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