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르는 게 맞다. 메이저리그에 가길 원한다면 미국 야구 스타일에 맞
|
강정호는 이날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 때 1회초 병살 플레이를 시도하다가 2루로 슬라이딩을 해오던 코글란의 발에 걸렸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왼쪽 무릎 내측 측부 인대 및 반월판 파열, 정강이뼈 골절 진단이 나왔고, 곧바로 수술을 받았다. 피츠버그는 재활에 6~8개월이나 걸린다고 발표했다.
현지에서는 대체로 코글란이 다소 공격적인 슬라이딩을 했지만, '반칙'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원래 메이저리그에서는 병살을 면하기 위해서 수비를 어렵게 만드는 공격적인 슬라이딩까지는 허용한다. 공식 룰에 있는 '수비 방해'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선에서 주자들은 발을 높이 들고 슬라이딩을 하는 게 상례다. 수비들도 이미 그런 행위가 나올 것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백스텝이나 사이드스텝, 혹은 점프를 하며 송구를 한다. 안타깝게도 강정호는 이런 상황을 예측하거나 대비하지 못했다.
결국 메이저리그는 그런 식의 야구를 한다는 게 다시 한번 확인된 계기다. 비슷한 예로 홈베이스 근처에서 주자와 포수의 태그 접전 때 주자가 어깨로 강하게 밀고 들어가는 것을 들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숄더 차징은 주자의 당연한 권리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포수와의 접촉을 가능한 피하려고 한다. '부상 방지'를 위해서인데, 오히려 그렇게 하려다가 다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국내 타자들이 홈런을 친 뒤 흔하게 하는 '방망이 던지기'도 메이저리그에서는 '절대 금기사항'이다.
어느 것이 옳은 지, 그른 지를 평가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한국식 야구와 미국식 야구의 '차이'를 인정하면 그만이다. 때문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를 원하는 타자라면 미리부터 이런 스타일을 인지하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내야수라면 당연히 주자의 강한 태클을 인지하고 스스로 몸을 보호하는 움직임을 할 필요가 있다. 홈베이스에서 포수와의 충돌을 두려워하거나 피할 이유도 없다. 그런 야구를 하는 곳이다. 그곳에 가려면 그 방식을 미리미리 준비하는 게 맞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