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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돔야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이 15일 베일을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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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문제점이 외야 관중석이다.
그런데 외야 쪽으로 눈을 돌려보면 관중이 과연 9이닝 내내 경기에 집중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빠져 나갈 공간은 만들지 않고 무작정 의자만 붙여 놓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직접 체크한 바로는 홈런석의 경우 최대 28개의 의자가 붙어 있었다. 외야석은 22~23석이 통로 없이 이어졌다. 이로 인해 한 명의 팬이 경기 도중 화장실이라도 가려고 하면 나머지 20여명이 길을 터줘야 하는 웃지 못할 광경이 펼쳐질 게 뻔하다.
더 큰 문제는 앞 자리와의 간격이다. 키가 1m80 조금 넘는 필자가 외야석에 앉았을 때 양 무릎이 앞 좌석에 닿았다. 화장실이나 매점을 이용하려는 관중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서는, 아예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는 얘기다. 만약 만원 관중이 가득 찬다고 가정해보자. 이곳 저곳에서 상당수의 팬이 일어섰다 앉았다는 반복하는 광경이 펼쳐질 테다. 이 때문에 사전 조사를 통해 타구장의 환경을 면밀히 체크해보고, 밑그림부터 제대로 그려야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앞뒤 좌석 간격은 내야 일반석이 55㎝, 외야 일반석이 46㎝다.
지하 1층에 위치한 불펜, 올라오다 지칠라
선수들이 경기 중 몸 풀 곳도 없다. 통상 백업 선수들은 덕아웃 뒤편의 공간에서 스트레칭을 한다. 여기서 방망이를 들고 스윙하는 선수도 있다. 잠실구장처럼 불펜이 덕아웃 옆에 없기 때문에 실내 통로가 훈련하는 또 다른 장소인 셈이다. 하지만 고척스카이돔에선 이 모든 행동이 힘들다. 2명이 지나다닐 수 있는 정도다. 이광환 서울대 야구부 감독이자 베이스볼 아카데미 원장도 "애초 아마 팀이 쓰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프로 팀이 쓰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내년에 경기를 하기 전까지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하 1층에 위치한 불펜은 특히 각 구단 선수단에게 좋은 평가는 받지 못할 것 같다. 계단을 26칸 내려가야만 중간 투수들이 몸을 풀 수 있는 장소가 나오는데, 자칫 계단을 이용하며 부상이나 당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선수들 안전 최우선, 박수쳐줄 만.
폭 22.4m, 높이 7.68㎝의 전광판도 문제로 지적하는 야구인들이 많다. 프로 경기에서 다양한 이벤트는 전광판을 통해 진행된다. 댄스 이벤트, 키스 이벤트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고척돔의 전광판은 너무 작다. 주변에서 문제 제기를 했지만 시는 20억원이 더 든다는 이유로 전광판 교체를 하지 않았다. 관계자는 그러나 "돔구장 특성상 주변 빛이나 외부공기 간섭이 적어 보다 선명하게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물론 고척돔에 박수쳐줄 만한 '거리'도 있다. 선수들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부분이다. 외야 안전펜스 두께는 메이저리그 규정인 7㎝보다 2배 이상 두꺼운 15㎝다. 운동장에는 메이저리그 그라운드키퍼의 자문을 받아 돔구장 전용 인조잔디와 메이저리그 전용 흙을 깔았다. 여기에 돔구장의 특성을 십분 살려 그물망을 철제 포스트에 거는 대신 천장에 매달았다. 철골 구조물이 없는 데다가 그물망 자체도 기존 3㎜가 아닌 1㎜ 두께의 고강도 섬유망을 써서 한결 시야가 좋다는 평이다. 고척=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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