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가을잔치행'은 '캡틴'의 방망이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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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화의 현재 위기 상황은 김태균의 부진과 관련깊다. 최근 극심한 타격감 저하와 손목 통증으로 김태균은 본연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김태균의 부진에 위력이 떨어진 불펜 상황이 겹치면서 한화가 경쟁력을 잃고 말았다. 이런 상황은 김태균의 기록에서 나타난다.
김태균은 7월까지 매월 3할 이상 타율을 기록했다. 6월이 정점이었다. 6월의 월간타율은 무려 4할5리에 달했다. 홈런도 9개에 타점은 34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7월 이후에 장타율이 뚝떨어졌다. 7월 월간타율은 3할2푼3리를 기록했지만, 홈런은 1개였고 타점은 15개로 줄었다. 전달에 비해 반토막 이상 난 셈이다. 8월에는 월간 홈런이 4개로 약간 좋아졌지만 타율은 2할9푼7리로 줄었다. 그러더니 9월에는 11경기에서 타율이 2할7푼으로 급감했다. 홈런은 아직 1개도 나오지 않았고, 타점 또한 6개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바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희망의 증거는 13일 부산 롯데전이었다. 이날 김태균은 4번 1루수로 선발라인업에 돌아와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더니 2-1로 간발의 리드를 잡은 5회초 1사 2, 3루에서 2타점짜리 좌중간 적시 2루타로 4-1을 만들었다. 이날 한화가 롯데의 막판 추격 때문에 7대4로 이긴 점을 감안하면 김태균의 2타점 적시 2루타는 승리의 중요한 포인트였다. 김태균은 7회에도 중전안타를 때려내 지난 6일 대전 두산전 이후 일주일만에 멀티히트까지 달성했다.
이런 김태균의 활약은 향후 남은 경기에서의 부활을 기대케할 만 하다. 아직 홈런이 나오진 않았지만, 타구의 방향이 좌중간 외야, 그리고 중앙으로 향한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김태균은 타격감이 좋을 때 가운데를 기준으로 우측 방향으로 타구가 형성된다. 특유의 부드럽고 빠른 몸통회전을 바탕으로 자연스러운 밀어치기가 가능하기 때문. 그간 손목 통증으로 인해 원활한 타격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롯데전에서의 모습은 조금씩 타구 방향이 우측으로 이동해나가는 모습이 나왔다. 분명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증거다. 김태균이 살아나면 팀의 득점 해결력은 당연히 상승할 수 밖에 없다. 이는 한화의 남은 5위 싸움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과연 되살아난 '캡틴' 김태균은 팀을 5강으로 이끌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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