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요법이 통했다. 전날(22일) 김경문 감독은 롯데를 상대로 3대2 승리를 거둔 후 "후반기에는 선수들의 정신자세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겼지만 이대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담겨 있었다. 김 감독은 "모든 팀들이 전력을 재정비 하고 있다. 다친 선수들도 돌아오고 있다. 일례로 SK는 최 정의 컨디션이 좋아지면서 완전히 다른 타선으로 바뀌고 있다. 우리도 지금은 순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여차하면 미끄러진다"고 했다.
|
결국 조영훈이 일을 냈다. 지난 6월 28일 잠실 LG전 이후 26일만에 선발출전한 조영훈은 1회초 1사만루에서 롯데 선발 심수창의 144㎞짜리 직구를 받아쳐 우중월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조영훈의 시즌 3호 홈런, 개인통산 2번째 만루포다. NC는 1회말 4-0으로 멀찌감치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고, 상대 투수 심수창을 2⅔이닝 동안 8실점으로 흠씬 두들길 수 있었다. 김 감독의 머릿속에 선두 다툼은 없다. 다만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이며 머물러 있으면 밀려날 수 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있을 뿐이다. 김 감독은 선수단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데는 일가견이 있다. 지난 겨울 미국 스프링캠프에서도 선수들을 중도에 귀국시켰다. 남은 선수들이 더욱 바짝 긴장한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날 라인업 흔들기는 기존 선수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움과 동시에 선수단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NC는 이날 11대9로 이겼다. 김 감독의 판단 시점은 절묘했다.
울산=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