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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의 '1번 나지완' 카드 어떻게 나왔나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06-10 18:02


KIA 나지완.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우리 선발 라인업 보고 놀라지마."(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

"나지완이 1번? 나머지는 똑같네 뭐."(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

염경엽 감독이 전해준 김기태 감독과의 경기 전 대화 내용이다. 광주일고 동기생인 양 감독이 편한 자리에서 나눈 얘기다. KIA가 10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히어로즈전에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을 냈다.

1번 나지완, 2번 김다원, 3번 김주찬, 4번 브렛 필, 5번 김주형, 6번 김호령, 7번 최용규, 8번 이성우, 9번 강한울. 히어로즈 좌완 선발 김택형을 염두에 두고 9번 강한울을 제외한 8명을 우타자로 채웠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게 톱타자 나지완. 올시즌 극심한 타격부진에 빠진 나지완은 시즌 초반 4번 타자로 출전하다가 두 차례 2군까지 경험했다. 하지만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 9일에는 스타팅 라인업에서 빠져 대타로 출전했다. 간판 타자로서 아쉬운 게 너무 많다.

물론, 컨택트 능력이 좋고 발이 빠른 전형적인 톱타자와 거리가 멀다. 우선 체중이 100kg가 넘는다. 그렇다고 작전수행능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주루 센스가 좋다고 볼 수도 없다. 물론, 지금까지 1번 타자로 나선 적도 없다. 2번 김다원도 비슷한 유형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김기태 감독은 왜 나지완을 1번으로 내세운 걸까.

김기태 감독은 "아무래도 중심타선에 있을 때보다 부담이 적고, 경험이 많지 않은 상대 신인 선발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통산 출루율도 3할8푼대로 나쁘지 않다. 실패하면 내가 책임을 지면 된다"고 했다. 기동력을 포기하고 공격적으로 나가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선발이 양현종이라는 점도 고려를 했다.

염경엽 감독이 '미래의 양현종'이라고 부르는 김택형은 고졸 루키. 선발 로테이션에 펑크가 나 투입된 임시 선발이다. 선발 투수의 최근 성적, 지명도면에서 양현종과 비교가 안 된다.


염경엽 감독은 "경험이 일천한 김택형은 나지완이 아니라 누가 와도 다 부담스러울 것이다"며 "나지완이 편하게 칠 수 있도록 김 감독이 배려를 한 것 같다"며 웃었다.

히어로즈 또한 좌완 양현종을 맞아 1번부터 9번까지 모두 우타자를 냈다. 이래저래 흥미로운 매치업이다.

광주=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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