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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타점 페이스 이호준, 박병호 3년천하 끝내나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5-05-31 08:49


NC 이호준(39)이 대단한 도전을 하고 있다. 30일 KIA전에서 만루홈런을 포함해 5타점을 쓸어담으며 '타점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30일 현재 타율 3할3푼3리(12위)에 14홈런(공동 6위) 62타점(1위)을 기록중이다. 특히 타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타점 2위인 팀동료 테임즈(54타점)와 팀타선을 이끌고 있다. 49경기(이호준은 47경기 출전)에서 62타점을 기록해 144경기로 단순 환산하면 182타점 페이스다. 어느정도 조정기를 거치겠지만 100타점은 훌쩍 넘어설 태세다. 이호준의 타점왕 도전은 특별하다. 한국나이로 불혹.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듯한 파워와 집중력이 믿지못할 수준이다. 지난 3년간 타점왕을 독식한 박병호(넥센)의 시대를 종식시킬 지 여부도 관심사다.


◇'타점 기계', NC이호준. 누구보다 강력한 타점생산능력을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딱히 단점이 보이지 않는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이호준에게 유일한 개인 타이틀은 11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2004년 SK에서 기록한 타점왕이다. 당시 이호준은 타율 0.280, 30홈런 112타점을 기록했다. 부상 등 여러가지 마이너스 요소가 뒤엉키며 그의 타점 생산능력은 저하됐다. 2013년 87타점이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이호준은 타율 0.271 23홈런 78타점을 기록했는데 NC의 1군합류 2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큰 힘이 됐다. 올초 구단 내부에서는 지난해 정도의 성적만 올려준다면 더할 나위 없다고 봤다. NC 한 관계자는 시즌 개막에 앞서 "이호준은 아무래도 나이도 있고,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너무 잘해줬다. 올해는 아마도 각종 타격 수치가 살짝 떨어질 가능성이 많다"고 내다봤다. 고참인 이호준 대신 나성범 등 젊은 타자들이 더 성장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하지만 한번 불이 지펴진 이호준의 방망이 열기는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빠른 몸쪽공 대처가 매끄럽고, 최근에는 높은 볼에 다소 약점이 있었는데 이마저도 뛰어넘었다. 30일 만루홈런은 바깥쪽 높은 볼을 툭 밀어쳤는데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상대 투수의 장점, 주자 상황별 구종선택 등을 면밀히 계산한 수싸움이 돋보였다.

타점왕은 타자들은 누구나 바라는 타이틀이다. 홈으로 주자를 불러들이는 것은 공격의 종착지다. 지난 3년은 홈런왕 박병호가 타점타이틀을 독식했다. 박병호는 2012년 105타점, 2013년 117타점, 지난해 124타점을 기록했다. 독보적인 타점생산 능력을 보여줬고, 그 수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올해 박병호는 42타점으로 타점 부분 7위에 랭크돼 있다. 홈런과 타점 모두 지난해에 비해 주춤하고 있다. 역대로 타점 부문 타이틀은 3년 연속이 최고였다. 삼성 이만수(1983~1985년), 빙그레 장종훈(1990~1992년), 그리고 박병호였다.


◇3년연속 타점왕을 차지한 넥센 박병호. 최근 페이스는 다소 떨어져 있지만 누가 뭐래도 이호준의 타점 타이틀 도전에 가장 강력한 경쟁자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이호준의 타점타이틀 경쟁자중 가장 강력한 상대는 박병호를 비롯해 테임즈, 삼성 최형우(47타점, 3위)다. 생애 최고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수위타자 유한준(넥센)이 46타점으로 4위, 롯데 황재균이 45타점으로 5위지만 아무래도 파괴력 면에서 박병호나 테임즈, 최형우가 한 수 위다.

이호준은 이제부터 자신과의 싸움을 펼쳐야 한다. 평정심을 유지해야 하고, 무더운 7월과 8월을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한다. 체력저하는 부상 위험을 높인다. 이에 대한 준비도 철저해야 한다. 다행히 지난 가을부터 개인훈련을 성실히 하고, 겨우내 스프링캠프에서도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린 이호준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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