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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 아니면 패, 무가 없는 프로야구 재미있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05-13 13:14


12일 현재 170경기가 치러진 가운데 무승부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지난 7일 두산과 LG의 경기에서 연장 11회초 LG 오지환이 정성훈의 우익수 플라이때 홈으로 쇄도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는 12일까지 170경기를 소화했다. 전체 일정 720경기 가운데 23.6%가 진행된 셈이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런데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다. 무승부 경기가 한 번 없었다는 점이다. 프로야구는 순위를 정하는데 있어 승률제를 채택하고 있다. 승률은 승의 경기수를 승과 패를 합친 경기수로 나눈 값으로 한다. 무승부는 승률 계산에서 제외된다. 지난 1982년 출범 이후 가장 많이 사용된 승률 계산법이다. 무승부를 기록할 경우 전날 승률에서 변함이 없다. '경기를 했는데 승률이나 순위에 변화가 없는게 합리적인가'를 놓고 논란을 벌이다 승률 계산 방식을 바꾼 적이 있다. 무승부를 0.5승으로 계산해 승률에 포함시키기도 했고, 무승부를 패로 간주한 시즌도 있었다. 승률이 아닌 승수 자체, 즉 다승제로 순위를 정한 적도 있었다.

더욱 파격적이었던 시즌은 2008년. 어떻게든 끝까지 승부를 보자는 KBO 이사회의 결정이 나왔다. 메이저리그처럼 무제한 연장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1박2일' 경기가 나오는가 하면 전날 선발투수를 당겨쓰는 일도 생겨났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지친 나머지 밤 12시가 가까워지면 더이상의 관람을 포기하고 귀가하는 일도 많았다. 결국 선수나 팬의 입장에서 너무 '소모적'이라는 의견이 받아들여져 이듬해 무승부 제도가 부활됐다.

어쨌든 무승부도 경기의 결과라는 인식이 여전히 살아있는게 국내 프로야구다. 이날까지 연장전이 12번 있었지만 모두 승부가 났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우연'이다. 굳이 이유를 대자면 각 팀마다 불펜진이 허약해 결승점을 줄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9세이브로 이 부문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 임창용(4.61)과 SK 와이번스 윤길현(4.40)의 평균자책점이 4점대라는 점을 봐도 그렇다. 1~2점차 리드를 지키고 있더라도 8회와 9회 또는 연장전 승부를 절대 안심할 수가 없다. 동점 또는 역전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다.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무승부가 없다는 게 특별히 이유가 있겠는가. 순전히 우연이다"면서도 "전체적으로 투수들이 약해서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은 든다. 아무래도 연장까지 가더라도 한쪽 팀 마운드가 무너지면 승부가 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팬들 입장에서는 매경기 승리하는 팀, 패하는 팀이 생겨나니 즐거울 수 밖에 없다. 무승부만큼 허탈한 경두도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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