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가 원래 이런 것이었을까. 12일 롯데전을 앞두고 염경엽 넥센 감독은 외국인타자 스나이더의 타격훈련 모습을 보고 있었다. 대뜸 "일요일(10일)에 나에게 '감이 최고다'라고 본인이 직접 말을 했다. 그래서 1군에 올렸다"라고 했다. 용병타자라고는 볼수 없는 형편없고 부실한 방망이로 인해 염 감독은 지난달 28일 스나이더에게 한달간 '강제 휴가'를 줬다. 어차피 있어도 보탬이 되지 않으니 따로 불러 "미국에서 하던대로 마음껏 방망이 돌리고 신나게 야구하는 법을 다시 찾아라. 그리고 몸과 마음을 추스린 후 올라오라"고 했다. 한달이라고 못박았지만 사실은 기약없는 시간이었다. 스나이더는 퓨처스 경기(2군)에서 2주동안 4개의 홈런을 때리는 등 무력시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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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강제 휴가는 신의 한수였다. 선수의 자존심을 최대한 살려주면서 구단과 사령탑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스나이더가 2군에서 뭘 배워왔을까. 넥센 관게자는 "스나이더는 33세다. 십수년 야구를 했다. 오랜 마이너 생활을 하는 등 경험이 많다. 특별한 기술적 보완이 있을리 있나. 기약없는 2군행이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나이더는 지난해 시즌중반에 LG에 입단, 올해 넥센에서 뛰고 있다. 아직도 한국야구에 100% 적응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전격 변신 가능성이 남았다는 말도 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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