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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의 실전등판 조정훈, 무엇을 확인했나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03-08 16:16


롯데 자이언츠 조정훈이 5년만에 1군 실전 마운드에 올라 호투를 펼쳤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롯데 자이언츠 이종운 감독은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에게 "오늘 관심 선수는 조정훈 아닌가요"라고 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조정훈은 지난 2010년 시즌을 끝으로 모습을 감춘 롯데의 에이스였다. 그동안 군복무와 부상 때문에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던 조정훈이 이날 SK전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조정훈이 1군 실전 마운드에 나선 것은 지난 2010년 6월 13일 부산 한화 이글스 전 이후 약 5년만이다. 정확히 1730일만에 1군 타자들을 상대했다. 조정훈은 5-1로 앞선 5회초 선발 조쉬 린드블럼에 이어 등판했다. 6회까지 2이닝 동안 1안타 무실점. 1군 타자들을 상대로 5년만에 던진 투수 치고는 내용이 좋았다. 삼진은 4개를 잡아냈고, 주무기인 포크볼도 예전의 위력을 담고 있었다.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등판한 조정훈은 선두 박계현을 136㎞짜리 포크볼로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이어 조동화를 땅볼로 아웃시킨 조정훈은 이명기에게 139㎞ 직구를 던지다 중전안타를 맞았지만, 김강민을 133㎞짜리 낮게 떨어지는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6회에도 SK 클린업트리오를 맞아 안정감을 잃지 않았다. 최 정을 139㎞짜리 직구로 삼진처리한 조정훈은 앤드류 브라운을 상대로 또다시 133㎞ 포크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이재원 역시 130㎞ 포크볼에 힘없는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조정훈은 선발 후보다. 롯데는 외국인 투수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 토종 에이스 송승준 등 3명의 투수가 선발로 확정됐다. 이 감독은 나머지 4,5선발을 놓고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 감독은 "조정훈은 선발투수로 쓸 것이다. 그러나 공백이 길었던 만큼 준비가 필요하다. 시범경기 동안에는 5이닝까지 던질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시즌 초에는 아무래도 중간에서 1~2이닝을 던지게 한 다음 선발로 돌려야 할 것 같다. 감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정훈은 전지훈련 기간 동안 복귀에 대해 대단한 의욕을 보였다고 한다. 이 감독은 "본인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의욕이 대단했다. 우리가 막아야 할 정도였다. 5년만에 돌아왔으니 그럴만도 했지만,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컨트롤을 해줄 필요가 있었다. 그런 것을 이해하지 못한 때도 있었지만, 잘 받아들이고 지금은 완벽하게 준비를 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정훈은 지난 2009년 14승을 거두며 다승왕에 올랐으나 2010년 시즌 중반 팔꿈치 부상을 입는 바람에 공을 놓았다. 그해 8월 미국 LA 조브클리닉에서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를 하는 동안 재활에 몰두했지만, 2013년 합류한 뒤 같은 부위에 부상이 재발해 그해 11월 다시 수술을 받았다. 팔꿈치 수술만 두 번을 받았으니, 재활 기간이 더욱 길어질 수 밖에 없었다. 다시 공을 잡은 것은 지난해 마무리 캠프 때부터였다. 올초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에서도 조정훈은 코칭스태프의 특별관리를 받았다.

지금은 감각을 끌어올리는 단계. 이날 시범경기 첫 등판서 만족스러운 내용의 피칭을 하며 부활을 예감케 한 조정훈이 선발 자리를 꿰찰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경기 후 조정훈은 "마운드에 오를때 설레고 매우 긴장됐다. 오랜만의 듣는 팬들 함성 여저니 기분좋았따. 긴장해서 그런지 첫 이닝 투구수가 많았고, 생각처럼 잘 던지지 못했다. 두번째 이닝부터 마음을 편하게 하면서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첫 이닝 때보다 훨씬 잘 던진 것 같다. 아직 감이 많이 떨어져 있다. 지금 몸상태는 70~80%라고 생각한다. 변화구와 제구력 등을 더 보완해 컨디션을 끌어올릴 계획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종운 감독은 "조정훈은 오랜만에 등판해 2이닝을 잘 소화해줘 마음이 편안하고 기분좋다. 처음에는 힘이 들어가 걱정했는데, 던지다보니 금세 적응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많은 이들이 기다린 모습이다. 동료들도 조정훈의 복귀를 진심으로 응원했고, 덕아웃에서 특별한 파이팅을 보내줬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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