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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이종운 감독은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에게 "오늘 관심 선수는 조정훈 아닌가요"라고 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조정훈은 지난 2010년 시즌을 끝으로 모습을 감춘 롯데의 에이스였다. 그동안 군복무와 부상 때문에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던 조정훈이 이날 SK전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6회에도 SK 클린업트리오를 맞아 안정감을 잃지 않았다. 최 정을 139㎞짜리 직구로 삼진처리한 조정훈은 앤드류 브라운을 상대로 또다시 133㎞ 포크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이재원 역시 130㎞ 포크볼에 힘없는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조정훈은 선발 후보다. 롯데는 외국인 투수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 토종 에이스 송승준 등 3명의 투수가 선발로 확정됐다. 이 감독은 나머지 4,5선발을 놓고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 감독은 "조정훈은 선발투수로 쓸 것이다. 그러나 공백이 길었던 만큼 준비가 필요하다. 시범경기 동안에는 5이닝까지 던질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시즌 초에는 아무래도 중간에서 1~2이닝을 던지게 한 다음 선발로 돌려야 할 것 같다. 감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정훈은 지난 2009년 14승을 거두며 다승왕에 올랐으나 2010년 시즌 중반 팔꿈치 부상을 입는 바람에 공을 놓았다. 그해 8월 미국 LA 조브클리닉에서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를 하는 동안 재활에 몰두했지만, 2013년 합류한 뒤 같은 부위에 부상이 재발해 그해 11월 다시 수술을 받았다. 팔꿈치 수술만 두 번을 받았으니, 재활 기간이 더욱 길어질 수 밖에 없었다. 다시 공을 잡은 것은 지난해 마무리 캠프 때부터였다. 올초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에서도 조정훈은 코칭스태프의 특별관리를 받았다.
지금은 감각을 끌어올리는 단계. 이날 시범경기 첫 등판서 만족스러운 내용의 피칭을 하며 부활을 예감케 한 조정훈이 선발 자리를 꿰찰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경기 후 조정훈은 "마운드에 오를때 설레고 매우 긴장됐다. 오랜만의 듣는 팬들 함성 여저니 기분좋았따. 긴장해서 그런지 첫 이닝 투구수가 많았고, 생각처럼 잘 던지지 못했다. 두번째 이닝부터 마음을 편하게 하면서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첫 이닝 때보다 훨씬 잘 던진 것 같다. 아직 감이 많이 떨어져 있다. 지금 몸상태는 70~80%라고 생각한다. 변화구와 제구력 등을 더 보완해 컨디션을 끌어올릴 계획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종운 감독은 "조정훈은 오랜만에 등판해 2이닝을 잘 소화해줘 마음이 편안하고 기분좋다. 처음에는 힘이 들어가 걱정했는데, 던지다보니 금세 적응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많은 이들이 기다린 모습이다. 동료들도 조정훈의 복귀를 진심으로 응원했고, 덕아웃에서 특별한 파이팅을 보내줬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