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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새해, 프로야구가 10구단 체제의 막을 올린다.
관중 1000만명, 쉬운 일이 아니다. 715만6157명을 기록하며 역대 가장 뜨거운 흥행세를 과시했던 2012년, 경기당 평균 관중수는 1만3451명이었다. 3년전 페이스를 되찾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우선 흥행의 축으로 불리는 '엘롯기'의 성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최근 흥행 성적을 보면 LG는 지난해 기세가 한풀 꺾였다. 2009년부터 5년 연속 관중 증가세를 이어가던 LG는 지난 시즌 관중수가 2013시즌보다 9%가 감소했다. 시즌 중반 최하위에서 불같은 기세로 부활하며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관중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롯데 관중은 지난해 8%의 성장을 보였지만, 올해 성적이 나올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롯데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연속 관중 100만명을 넘었으며, 2009년에는 역대 한 팀 최다인 138만18명의 흥행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성적이 뒷받침된 시기였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성적이 나와야 한다. 뿐만 아니라 팬들을 진정으로 위하는 프런트의 피땀어린 노력도 필요하다.
그러나 롯데와 KIA는 팀전력이 썩 좋지 못하다.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운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롯데는 신생팀 kt와 탈꼴찌를 다퉈야 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섞인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선발진 약화가 치명적이다. FA 시장에서 장원삼이 떠났고, 유먼, 옥스프링과도 재계약하지 못했다. 사실 롯데는 이종운 감독 체제에서 새로운 분위기를 만드는 게 더욱 중요한 과제다.
kt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NC는 1군 첫 시즌이었던 2013년 52만8739명(평균 8262명)의 팬들을 끌어모아 9개팀 가운데 흥행 5위를 기록했다. 부산-경남 지역의 맹주였던 롯데의 하락세와도 연관이 있는 수치였다. kt의 홈인 수원은 현대 유니콘스가 2000년부터 2007년까지 8년간 머물렀던 지역이다. 당시 수원은 현대의 임시 거처였다. kt는 그렇지 않다. 지역 밀착형 마케팅을 통해 수원을 야구의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 시와 kt의 계획이다. 전력상 하위권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높은 kt지만, 수원을 중심으로 한 경기도 남부의 팬들을 끌어들인다면 전체 흥행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경기 시간도 줄여야 한다. 경기의 질과 관련이 있는 사안이다. 늘어지는 경기 시간은 흥행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난해 평균 경기시간은 3시간27분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팀마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의식이 강조되다 보니, 투수 교체와 투-포수간 사인 교환 등에서 시간이 많이 소모됐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경기 스피드업 규정을 마련해 규정을 발표했다. KBO는 올해 10분 단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규정을 떠나 경기 시간에 대해 벤치와 선수들이 의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흥행 호재도 있다. 김광현과 양현종이 잔류하고, 양질의 외국인 선수들이 대거 영입됐다. 팀수가 늘어난만큼 순위 싸움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관중 1000만명 과연 가능할까.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