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4년이 이제 며칠 안 남았다. 국내야구에도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래서 연말, 잠시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봤다. 과연 올해는 무슨 일들이 야구팬들을 울고 웃겼을까. 월별 키워드로 12개월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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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은 꿈을 찾아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3년 계약했다. 국내 구단과의 대박 계약을 마다하고 미국행을 선택했다. 첫 시즌, 마이너리그에서만 던졌다. 메이저리그 입성에 실패. 윤석민은 내년 다시 도전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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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용이 7년 만에 친정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었다. 일본 야쿠르트 스왈로즈와 시카고 컵스를 돌아 왔다.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은 아쉬움을 남긴 채 막을 내렸다. 컵스는 그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려고 하지 않았다. 임창용은 올해 31세이브로 구원 부문 2위를 차지했다. 평균자책점은 아쉽게도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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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3일이었다. 시즌 시작 후 한달이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김기태 LG 감독이 스스로 물러났다. 110경기가 남은 상황이었다. LG 구단이 만류했지만 '사나이' 김 감독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지난 10월말, KIA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5월=롯데 집단행동
롯데 선수단은 특정 코치와 직원을 현장에서 물러나게 해달라며 구단 사장과 미팅을 했다. 요구 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원정 경기 보이콧이라는 위험한 거래를 했다. 당시 선수들은 구단에서 CCTV로 자신들을 감시한다는 걸 알았고, 그걸 문제삼았다.
6월=타고투저
하루가 멀다하고 두자릿수 점수가 쏟아졌다. 타고투저 트렌드가 절정으로 치달았다. 투수들의 평균자책점과 타자들의 타율이 동반 상승했다. '핸드볼 스코어'가 속출하면서 경기의 질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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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KBO는 유독 잦은 오심 논란으로 머리가 아팠다. 급기야 광주에선 한 팬이 판정에 불만을 갖고 경기장에 난입, 심판과 몸싸움까지 했다. KBO는 서둘러 한국형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후반기부터 도입했다. 중계 화면을 이용한 4심 심판합의제도였다. 결과적으로 팬들의 불만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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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6일, 한국 야구의 미래들이 미국에서 벌어진 리틀야구 월드시리즈에서 미국을 8대4로 제압하고 29년만에 우승했다. 11경기를 모두 승리하는 완벽한 우승이었다. 우승 주역들은 이후 미국 CNN 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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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이 이끈 한국 대표팀은 안방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살떨리는 우승을 했다. 9월 28일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6대3으로 승리했다. 끌려가다 8회 대역전극, 2회 연속이자 총 4번째 우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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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는 페넌트레이스 마지막날(17일) 롯데에 졌지만 '추격자' SK가 넥센에 지면서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꼴찌에서 4위까지 올라서는 감동의 시즌이었다. 신고선수 출신 넥센 서건창은 국내 프로야구 최초로 한 시즌 200안타 고지를 넘었다. 201안타. 게다가 타격왕(0.370), 득점왕(135점)까지 3개의 타이틀을 차지했다. 물론 시즌 MVP에도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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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구단 내홍은 포스트시즌의 열기를 넘어설 정도였다. 구단 구성원들간의 갈등이 결국 사장의 CCTV 감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겉잡을 없는 상황으로까지 번졌다. 결국 사장 단장 그리고 운영부장까지 물러난 후에야 성난 '팬심'을 잡을 수 있었다. 그 바람에 삼성 라이온즈가 사상 최초로 넥센을 꺾고 통합 우승 4연패를 달성하고도 파급력에서 밀리는 이상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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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가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강정호의 포스팅에 가장 많은 500만달러(500만2015달러)를 베팅했다. 강정호와 피츠버그 구단은 한달 간의 독점 협상에 들어갔다. 협상에 성공하면, 강정호는 국내프로야구를 거친 첫 번째 메이저리그 야수로 기록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